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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여수항 100주년? 거문도도 조명해야

(앵커)

구 한말 영국군이 주둔했던 섬, 거문도.

일제 강점기에는 파시로 유명해
전국에서 어선들이 몰려들 정도로 성시를 이뤘다가
이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데요.

2023년 개항 백년을 앞두고,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희원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다도해 최남단의 섬, 거문도.

여객선 터미널에 내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옛 거문초등학교 부지와 마주하게 됩니다.

지금은 폐교가 된 이곳은
1885년 '거문도 사건' 당시
2년 동안 영국군이 주둔했던
막사가 있던 자리입니다.

영국 해군성 차관의 이름을 따
'포트 해밀턴'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거문도항 인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테니스장 터와
머나먼 타지에서 숨진 영국 수병들의 묘지가
남아 있습니다.

* 마광현 / 여수시 문화관광해설사
"그 당시에 여기를 포트 해밀턴이라고 그랬어요.
거문도 전체 항구를. 포트 해밀턴이라고 해서
그 당시에 영국군이 테니스를 하면서 한 600명 정도
주둔했다고 그래요. 그 당시에. "

거문도 서도 수월산 남쪽 끝에 위치한
높이 6.4m의 작은 등대.

지난 1905년 4월 12일부터 100년 넘게
불을 밝혀온 이 등대는
남해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등대입니다.

지난 1905년 개교한 거문초등학교 역시
전국 도서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세워졌습니다.

이 밖에도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군사시설,
전남을 대표하는 유학자
귤은 김유 선생의 묘지도 남아있는 거문도는
곳곳에 역사 유적이 숨 쉬는 섬입니다.

* 마광현 / 여수시 문화관광해설사 
"영국군 사건뿐만 아니라 거문도의 유명한 문인들,
선인들 역사도 많이 있거든요. 좋은 점도 많이 있고요.
거문도의 근대 역사가 더 널리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면
좋겠고요."

성어기면 전국에서 어선들이 몰려들어
'파시' 가 열렸던 거문도항은,
1923년부터 어항으로 본격 운영을 시작합니다.

여수항과 마찬가지로
오는 2023년이면 100주년을 맞지만,
아무런 기념 사업도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 박성미 / 여수시의회 의원
"역사적으로 큰 인물들이 많고, 큰 사건들도
많았던 곳이 거문도입니다. 향토박물관을
이용하거나 (해서) 거기에 살고 있는 분들과
역사가 함께 공존하는 공공 이익을 위한 시설이
만들어진다고 하면 지역 경제도 활성화가 되어서..."

뿐만 아니라
이번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 기본 계획에도
거문도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긴 세월 동안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존해온 섬이
무관심 속에 잊혀 가고 있습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조희원
여수MBC 취재기자
고흥군ㆍ여수경찰
"꼼꼼히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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