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뉴스데스크

"전남은 2만원, 수도권은 8만원" 지역별 보험금 달라

(앵커)

똑같은 보험료를 내고 같은 종류의 사고를 당했는데
사는 지역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다르다면 어떨까요.

지역별 보험료 차등 지급은 불법인데도
보험업계가 가입시 자체 심사를 통해
특정 지역을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강서영 기자입니다.


(기자)

5년 전부터 전남지역과 수도권을 오가며
보험을 설계하고 판매해온 A씨.

지난해, A씨는
수도권 주민에게 설계해 판매한 보험을
전남지역 주민에게도 판매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보험사는
전남지역 고객의 보험 가입을 거절했습니다.

'전남지역'의 경우,
수도권 고객에게 판매한 보험에서
상해사망 1억원 보장 조건을 추가해야
가입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상해사망'은 보험사의 손해율이 낮아
보험사에게는 이득이 많은 남는 보험이기 때문에
추가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같은 지역별 보험료 차등은
현행법에 불법으로 명시돼있는 상황.

A씨는 보험사가 자체 심사로
지역마다 보험금과 보장 조건 등을 달리해
편법적으로 특정 지역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 A씨 / 보험설계사
"누구는 상해사망을 더 넣어야 되고
누구는 상해사망을 안 넣어도 된다.
그러면 상해사망을 더 넣는 쪽이 보험료가
한 달에 만원, 2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씨는 보험 판매를 위해 고객에게
가입 시 수도권의 다른 주소를 입력하라고
권고한 적도 있다고 조심스레 털어놨습니다.

* A씨 / 보험설계사
"00손해보험은 설계사가 어느 지역의 사람이냐를 보고
XX손해보험은 거주자 주소로 언더라이팅(보험 심사)을 보더라고요.
주소만 바꿔버리면 승인이 나버리니까."

실제로 취재진이 A씨와 함께
한달에 2만원을 납부하는 자동차보험을 설계한 뒤
가입자의 주소만 바꿔봤습니다.

같은 조건인데도
경기도 주소를 기입하면 보험 인수가 승인되고,
전라남도 주소에서는 인수가 거절됩니다.

결국, 교통사고로 인한 입원 보장 금액을
8만원에서 2만원으로 낮추고 나서야
전라남도 주소로 보험을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똑같이 2만 원을 냈지만
받을수 있는 보험금은 더 낮은 셈입니다.

* A씨 / 보험설계사
"(보험 업계에서는) 암암리에 알고는 있지만.
그만둘 생각 하지 않으면 얘기하기 어렵지 않을까."

금감원은 다른 보험사에서도
이같은 비슷한 사례의 민원이 접수돼
법적인 문제점이 있는지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금감원 관계자
"보험사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서
언더라이팅(사전 심사) 기준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그게 합리적이냐 그걸 한번 뜯어봐야지... "

한편 해당 보험사 측은 지역 차별이라는 주장에 대해
자세한 해명 대신 해당 문구와 프로그램이
전산오류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강서영
여수MBC 취재기자
광주지법 순천지원 순천경찰서 고흥경찰

"MBC 뉴스 강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