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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월급이 얼마인지도 안 알려줘요".. 고려인 임금체불 문제 '심각'

(앵커)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들에게
일을 시키고선,
돈을 제대로 주지 않는 '임금체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근로 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아
일을 하다 다쳐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은데요.

추석을 앞두고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고려인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임지은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 4월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박 알렉산드르'씨는,
광주의 한 공장에서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한 달 동안 일해서 받은 월급은 백만 원.

원래는 83만원을 더 받아야 하는데 받지 못했습니다.

하루도 빠짐 없이 일했지만
결근과 조퇴를 했다는 이유로 입금이 덜 된 겁니다.

또 기계에 손이 끼어 다쳤는데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고
본인이 받아야 할 월급이 얼만지도 설명을 들은 적도 없습니다.

* 박 알렉산드르 / 고려인
"한국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한마디 한마디를 다 이해해야 해요.
(임금 체불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어서 도움이 꼭 필요해요."

정당하게 받아야 할 임금을 받지 못한 고려인의 상담 서류는
지난 4년간 모인 것만 해도 두꺼운 파일철 4개 분량이 나옵니다.

고려인 법률 지원단이 광주에 사는 고려인을 상대로 상담을 해왔는데
자료 가운데 임금 체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80%에 이릅니다.

임금 체불뿐만 아니라
다쳐도 하소연 할 수 없는 건 다른 고려인도 마찬가집니다.

실제 지난 5년간 고려인들이
법률 상담을 받은 전체 6백 40여 건 가운데
산업 재해 관련은 세 건에 불과합니다.

다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근로 계약서를 쓰지 않다보니
다쳐도 권리를 주장할 길이 없는 겁니다.

* 김레일야 / 고려인
"사무실로 수차례 전화했지만, 급여 명세서조차 제대로 주지 않았어요."

고려인 법률 상담을 맡은 변호사는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벌금 부과밖에 없다보니
고려인들에 대한 임금 체불은 끊이지 않는다면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 강행옥 / 고려인 법률 지원단 변호사
"'벌금 물고 민사(소송)해 봐. 내 재산 하나도 없어.' 이렇게 큰소리를 치는 사람(고용주)이 있어요.
죄질이 나쁜 사람들은 엄벌하는 그렇게 하면 그런 것이(임금체불이)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먹고 사는 문제가 다급해진 고려인들은
추석을 앞두고 시름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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