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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우크라이나 고려인 피난민, 한국 적응에 고군분투

(앵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고려인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광주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자녀와 함께 입국한 고려인들은
이 땅에 정착하기까지
모두 힘겹고 어려운 시간을 참아내고 있습니다.

김초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피난을 온
김 나탈리아 씨.

낯선 광주에 그나마 어렵게 적응했지만
머지않아 다른 지역으로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자동차 부품 조립 등 공장 일용직으로 전전하다가
최근 석 달 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김 나탈리아 / 우크라이나 고려인 피난민 
“일자리 구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살기가 어려워서.”

3개월 전 부모님과 함께 피난 온 고등학생 알렉산더는
요즘 한국어 배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당장 다음 달이 되면 학교에 가서
새 학기 새 친구들과 어울려야하는 데,
언어가 서툴다 보니 걱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 미흐노 알렉산더 / 우크라니아 고려인 피난민
"소통이 잘 안되어서,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제대로 공부를 못 할까 봐."

현재 700여 명의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전쟁을 피해 광주로 피난 온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 대책이 미흡하다 보니
피난민들은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주시가 고려인 마을에
연간 2억 3천여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광주에 사는 고려인 전체가 대상이다 보니
피난민 맞춤형 지원 대책이 아쉬운 실정입니다.

그나마 광산구청에 외국인 전담지원과가 신설됐지만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가 선행돼야해서
실질적인 대책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김양숙 / 광산구 외국인주민과장
"난민으로 인정이 안 되어어 있습니다.
그래서 따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건 지난해 2월 24일.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한국 생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 지원이나 한국어 교육 등
실질적이고 다각적인 지원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김초롱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혁신 담당

"더 따뜻하게 더 날카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