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뉴스데스크

새는 물 잡아라.. 1년에 상수도관 누수로 1천만톤 유실

(앵커)
강기정 광주시장이 단수사태와 관련해 사과하면서,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물절약을 당부했는데요.

하지만 수돗물을 아끼는 것만이 최선의 대책은 아닙니다.

오래된 수도관을 제 때 교체하지 않아 땅속으로 새는 수돗물 양이
광주에서만 1년에 1천만톤,
광주시민 전체가 20일 동안
쓸 수 있는 양이 허무하게 새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문제 집중보도합니다.

먼저 우종훈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정수된 물이 바닥에 콸콸 흘러 넘칩니다.

오래된 밸브가 작동하지 않아 벌어진 물 난리에
2만 8천여 세대의 수돗물 공급이 끊겼습니다.

"정수장 밖으로는 보시는 것처럼 아직까지 물이 흘러내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긴급 복구가 이뤄지기까지 낭비된 물은 총 5만 7천여 톤에 이릅니다.
이는 광주 각 가정에 하루 쓰는 물 양의 전체 10%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145만 광주시민들이 갖은 노력을 통해 아낀 수돗물이 하루 평균
3만톤 가량이니 이틀치 분량을 흘려보낸 셈입니다.

생수를 기부하고 변기에 벽돌까지 넣어 물을 아껴왔던 시민들은 허탈하기만 합니다.

* 김부미/ 광주 봉선동
"솔직히 화나죠. 시민들은 다 아끼려고 노력하고
어떻게든 금 모으기 운동할 때처럼 같이 노력하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사고로 수돗물이 낭비된 것도 문제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상수도관이 오래된 이유로 새는 물입니다.

광주와 전남의 새는 수돗물은 실로 그 양이 막대합니다.

오래된 상수도관에 생긴 균열로 수돗물이 줄줄 새고 있는데
이걸 방치하거나 새 관으로 갈아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쓰지도 못한 수돗물이 옮겨지는 중 바닥에 버려지는 양은
광주만 한 해 1천 10만 톤, 전남은 5천 4백만 톤에 이릅니다.

하루 50만톤을 사용하는 광주는 20일, 하루 70만톤씩의
수돗물을 쓰는 전남으로서는 78일치 분량을
허비하는 셈입니다.

* 김기수/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급수과장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지만 시 재정 여건상 지속적으로
노후관을 (교체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경년관', 즉 오래된 상수도관의 비율은 광주가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습니다.

약 4천킬로미터에 이르는 광주 상수도관 중
노후된 상수도관은 1천 5백킬로미터, 전체 37.2%입니다.

전북을 제외하면 모두 10에서 20% 수준을 보이는 것과 비교해
두배에서 세배 이상 높습니다.

*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들의 생활에서 꼭 필요한 자원인 물의 낭비들을 (막고)
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것은 행정이 해야될 기본적인 역할이죠."

시민들의 동참으로 제한급수 시기를 2개월 늦췄다며 절수운동을 독려했던 광주시.

물을 아껴달라고 하기 앞서 새는 물을 막는 게 우선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