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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데스크

또 문 닫은 경로당..한파에 노인들 어쩌나

(앵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농촌 마을의 경로당들은 또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어르신들의 추위는 물론
외로움까지 녹여줬던 공간들이 위험해지면서
방역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진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녀들을 모두 타지역으로
떠나보낸 지 벌써 수십 년째.

고향에 홀로 남은 81살 박옥순 씨는
요즘 병원 외엔 갈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로당이 문을 닫으면서
보일러도 틀지 않은 찬 방에서
말 없이 하루를 보냅니다.

* 박옥순 / 장흥군 관산읍
"사람 많이 모이는 데는 위험하잖아요.
그러니까 잘 안 가지더라고요. 무서워서."

전남의 경로당 9천여 곳이
한꺼번에 문을 닫은 건 지난달 23일.

접종 시기가 빨라
백신 효과가 감소한 고령층의
돌파감염이 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어 발령된 휴관 행정명령은
경로당 뿐 아니라 마을회관으로도 확대됐고,
언제까지일지 기약도 없는 상태.

부녀회와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독거노인의 안부를 묻는 '고독사지킴이단'같은
돌봄 활동이 유일한 안전망입니다.

* 장흥군 고독사지킴이단
"점심은 드셨어요? (점심? 안 먹었어.)
왜요? 끼니를 거르시면 안 돼요. 어르신들은."

올겨울 한파에 대비해
전라남도가 난방시설을 갖춘 7천 5백여 곳의
'한파 쉼터'를 지정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경로당과 마을회관.

그런데 사실상 운영이 어렵게 됐습니다.

* 김철웅 / 장흥군 노인정책팀장
"가뜩이나 추운 겨울이 돼서 경로당이
사실 시골에서는 지역 생활의 중심지인데
경로당이 역할을 못 하게 돼서..."

방역과 복지 사이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전라남도는 우선 노인시설 이용을
재개할 수 있도록 고령층의 3차 접종을
서두르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진선입니다.
김진선
목포MBC 취재기자
전남도청, 강진군, 장흥군, 문화, 교육 담당

"선한 힘으로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