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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로당 안가고 폭염 견디는 노인들

(앵커)
전국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급부상한
광주지역의 노인들이
정말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37도, 38도에 육박하는 요즘,
경로당 같은 데도 가지 못하며
골방에서 홀로 폭염을 견디고 있습니다.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침에 비가 한 차례 내린 덕에 낮 최고기온이 32도에 그쳤던 날.

80살 원복자 할머니가 손바닥만한 선풍기에 의지해 더위를 이기고 있습니다.

방 안 온도는 실외온도보다 4도 높은 36나 됩니다.

바람이라도 부는 골목이 차라리 더 시원할 정도입니다.

(인터뷰)원복자 80세
"(큰 선풍기) 있어, 있는데 안 틀어. 큰 선풍기는 전기요금이 너무나 많이 나오니까"

81살 유유순 할머니 집도 푹푹 찌기는 마찬가지.

유씨의 혈압을 재본 상담사가 놀랍니다.

(녹취)
"혈압이 (최고)194에 (최저)104가 뭐여~ 오늘 혈압약 안드신 것 아니예요? 참말로 못살아 내가"

에어컨은 있지만 회비도 내야 하고 눈치도 봐야 하는 경로당을 가느니 덥더라도 집에서 혼자 무더위를 뒤집어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인터뷰)이남숙 그린컨설턴드/국제기후환경센터
"할머니 100분을 방문해보면 내가 무더위쉼터로 경로당을 이용한다 그러신 분들은 3분, 4분밖에 안계시거든요. 경로당 내에 알력이 있어서 (못가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지난해 광주의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를 더해보니 무더위로 유명한 대구 등지보다 훨씬 더웠습니다.

문제는 광주의 무더위 정도가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황철호/국제기후환경센터 공학박사
"(광주의) 온열환자같은 경우가 2011년 31명에서 2016년 91명으로 대구나 전주보다 훨씬 높게 나왔습니다."

무더위쉼터를 늘리고 경로당의 에어컨을 새 것으로 바꿔도 이용하지 못하는 노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그치고 있습니다.

지역을 보다 덜 덥게 하는 근본대책 마련과 더불어 사회적 약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현실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일이 절실합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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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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