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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일제가 한센인 수용소에서도 위안부 동원"

(앵커)
일제강점기 당시 한센인들과 가족들은
소록도에 강제 격리돼
참혹한 인권침해를 겪은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소록도 수용자들을
격리한것도 모자라 일본군 위안부로도
동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강서영 기자입니다.

(기자)
일제강점기 당시 전국의 한센인들이 강제 수용됐던 고흥 소록도.

한센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강제노역과 단종 등의
인권유린을 겪은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입니다.

그런데 최근, 소록도 수용자들이
일본군 위안부로도 동원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1937년부터 18년 간 한센인 아버지와 함께
소록도에 수용됐던 정연식 씨.

일제의 노동력 수탈 조직인 보국대가
소록도에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당시 소록도 보국대 처녀들이
위안부로 동원될 거란 말이 돌자,
부모들은 한센병 감염 여부를 가리지 않고
어린 딸을 서둘러 결혼시켰습니다.

정씨의 누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연식 / 소록도 수용자
"처녀들을 전부 다 모아가지고 소록도 녹산국민학교
운동장에서 교육을 시켰거든. 우리 누나도 빨리 결혼
했다고. 열 다섯살, 열 여섯살 될 때 결혼을 시켰어."

또 정씨는 7살 무렵, 소록도 구북리의 한 주택에 거주했는데
당시 옆 집에 위안부로 동원됐다 매독에 걸려
얼굴이 크게 상한 여성이 살았다고도 말합니다.

*정연식 / 소록도 수용자
"(여성이) 이 얘기를 하더라고. 내가 이렇게 위안부로 돼가지고
얼굴이 이렇게 됐는데. 국가를 위해서 희생한 몸인데
너네들이 나를 (괴롭히느냐.)"

정씨의 말을 뒷받침하듯
위안부 문제를 연구해온 윤정옥 교수의 저서에는
일본 나가시마의 한센인 병원에서 위안부를 지낸
한국 여성을 만났다는 내용이 언급됩니다.

*김문길 / 한일문화연구소장
"소록도라는 이 특수 단체도 환자들 속에
자녀들은 병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거기에도 천황폐하를 위해서 일꾼을 뽑아내라..."

한센인들이 위안부에 끌려갔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한센병 특성상
가족들조차 피해 사실을 알리길 꺼려할 뿐더러
소록도의 공식 기록도 턱없이 부족해
진실 규명에는 앞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강서영
여수MBC 취재기자
광주지법 순천지원 순천경찰서 고흥경찰

"MBC 뉴스 강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