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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사람 떠난 빈집, 도시재생의 발목을 잡다

(앵커)
쇠락한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시작된 도시재생사업,
지난 10년 동안 
전국의 600곳에서 추진됐는데요.

목포에서는 목원동이
10년 전 도시재생 선도사업으로 선정된 바가 있는데
빈 집이 많아 도시재생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태를 
허연주 아나운서가 보도합니다. 

(기자) 
1913년 개통한 호남선의 종착역.

목포역을 빠져나오면 바로 만나는 곳이 목원동입니다.

오랜 기간 도심 교통의 핵심인 역을 껴안고 번영을 누렸습니다.

* 최정숙, 우유월 / 주민
“옛날에는 이 동네가 겁나게 잘살고 저기도 유달산에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살고 그러는데 여기 길이 왔다갔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다니는지. 열두시고 한시고 (밤에도요?) 그래”

그러나 인구 감소와 도시의 확장, 산업기반의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2000년 대들어 급속히 쇠락했습니다.

제가 매일 출근하는 이곳이 목원동입니다.
현재 목원동에서 살고 있는 주민은 6천 600명이 조금 넘습니다.

동 통합으로 경계 조정이 이뤄진 첫해인
지난 2006년 보다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된 10년 전과 비교해도 40%가량 줄었습니다.   

* 문춘자 / 주민
"골목이었고 사람들이 많았다니까. (젊은 사람들이요?) 다 살았어.
빈집이 없었어. 셋방도 살고 한집에 몇집도 살고.. (지금은요?)
집들이 다 비어서. 저쪽 위로 다 비어있어."

젊음이 빠져나간 목원동 주변 학교는 교실이 비어갔고
영화관 등 문화시설도, 붐비던 상가들도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10년 전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거리에 이야기를 새로 덧입히고 매만졌지만 옛 활력은 없습니다.

* 김종익 이사장 / 사단법인 상생나무,도시재생 전문가
"공공이 주도하는 방식자체가 결과물을 굉장히 빠른시간안에
얻고자 했고 그러다보면 무리한 사업이 진행되거나 주민의 역량이
채 성숙되지 않는 가운데 시설들이 만들어지거나 이런 현상들이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이렇게 목원동의 골목 골목을 걷다 보면
바로 바로 눈의 띄는 게 빈집입니다. 

목원동의 빈집이 목포시 전체 빈집 가운데
20%를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국 중소도시가 그렇듯
해마다 목포시가 빈집 정비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 빈집의 10분 1수준도 버겁습니다.

* 김만재 / 목포시 건축행정과 팀장
"목원동에 계신 분들은 고향이라고 생각하신 어르신들 위주로
거주를 했어요. 그 분들이 나이가 드시고 연로하시고 하다보니까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어서,그대로 방치가 돼 그 부분에 대해 안타깝고...“

취재진이 두달 넘게  
목원동의 빈 집과 빈 상가를 직접 둘러보고 
전수 조사한 결과를 지도 위에 점으로 표시해봤습니다.

동네 전체가 구멍이 숭숭 뚫린 듯 느껴질 정도입니다.

* 최우람 / 전남도시재생지원센터장
"빈집은 경관상의 문제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고 위생상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도시지역에서의 활력 저해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지역을 기피하게 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지역을 찾는 사람들도 없고 거주하는 사람들도 적어지기 마련인 거죠"

소유주의 자발적인 철거 이행도 어렵고 
강제 철거 집행이나 활용 계획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교육,문화,의료 등 기본 여건도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오히려 퇴보하면서 
도시재생 체감 효과는 제대로 피부에 와닿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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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