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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18기획1 - 트라우마, 가혹한 정신적 상처

(앵커)

정신적 상처, 흔히 트라우마라고 하죠..

멀게는 5.18로,
가까이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회자되고 있는 말인데,
치유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광주MBC는 5.18 기획 보도로
5.18과 대형 재난을 통해
트라우마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번째 순서로
트라우마가 개인의 삶을 얼마나 망가뜨리는지
정용욱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2003년 2월 18일.

이날 대구 지하철에서는
한 승객의 방화로
192명이 고귀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그로부터 11년 후..

사고로 대학생 막내딸을 잃은 한 유족은
정신적 고통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가혹하다고 말합니다.

◀INT▶
윤근/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
"(천지 신명이시어) 내 죽음 앞에서 슬퍼하는 내 딸 아이의 모습을 보고 싶은데, 왜 내가 딸 아이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고 아파하는 고통을 주시는지..."

이미 34년이 지난 5.18을 보면
정신적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습니다.

◀INT▶
김공휴/5.18공법단체 설립추진위 대변인
"형체가 없는 무엇인가가 내 목을 누르고, 몸을 그냥 위에서 누르고, 이렇게 해서 숨을 쉴 수 없는 그런 악몽에 많이 시달렸죠"

3백명이 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온
세월호 사건 역시
트라우마로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INT▶
김정근/세월호 생존자
"갑자기 배가 넘어지면서 한쪽으로 기우니까 사람이 한쪽으로 몰리잖아요..그러니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어요"

트라우마는 잠잠한 듯 하다가도
극한 상황을 경험하면
언제든지 다시 나타나 괴롭힙니다.

◀INT▶
문건양/5.18유족회 부회장
"(세월호 사건이) TV에 나올 때마다 보면서 (트라우마가) 다시 재발했다. 엊그저께는 수면제 한번 먹었다. 다시 재발하는 것 같아서.."
◀INT▶
정영섭/대구지하철참사 부상자
"약간의 탄 흔적 같은 게 지금도 가면 있습니다 지하를 내려가다 보면...막아놓은 데도 보면 그을음 같은 게 조금씩 있어요...(작년에) 그걸 보는 순간 발이 후들거려서 도저히 못 들어가겠더라구요 그 당시는...그래서 저는 뛰어나와 버렸어요 그 때..."

세월호 사건처럼
진도체육관에 남아있는 가족이 줄어드는 경우
외톨이라는 박탈감은
더 큰 정신적 상처로 이어집니다.

◀INT▶
정진대 원장/목포 한국병원 신경정신과
"심한 분들은 공포감, 우울감, 환각증상, 다양한 힘든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국가폭력이든 대형 재난이든..

그 이유가 무엇이든
소중한 내 혈육을 먼저 보낸 크나큰 충격은
세월의 망각 작용에도 불구하고
머릿 속에 그대로 각인돼
일가족의 삶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정용욱입니다.

◀ANC▶
◀END▶
광주M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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