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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한걸음더]"교사가 성희롱 발언"···그만 뒀으니 문제 없다?

(앵커)
전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간 강사가 수업 중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학생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해당 강사는 문제가 불거지자
스스로 학교를 떠났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한걸음더] 들어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남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지난 3월 이 학교 시간 강사가 
수업 중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학부모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졸고 있는 남녀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자면 남녀 혼숙이다"
"혼숙은 안 된다"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 00고 관계자(음성변조)
"(민원 내용은) 우리 아이가 수업을 듣는데
남 선생님이 좀 아이가 듣기에는 좀 거부감 있는 용어를
사용하신 것 같으니까 주의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학부모 민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학교 측은
해당 강사에게 주의를 줬다면서도 다른 학생들의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 강사가 
지난 3월부터 한 달 넘게 성희롱 발언을 
수차례 반복해왔다고 증언합니다.

* 00고 1학년(음성변조) 
"외국인이 한국어 발음을 잘못해가지고 약간 사람의
(신체부위) 발음으로 하는 것을 직접 들었어요. 
다른 반에서는 둘이 모텔에 들어갔는데
세 명이서 나온다던가. (성관계)를 해봤냐든가···." 

또 바지를 입은 여학생들에게는  
"치마를 입으면 수행평가 점수를 잘 주겠다"라고
얘기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학기 초에 입사해 
8개 반 2백여 명을 가르쳤던 이 강사는
문제가 불거지자 부적절한 언어 사용을 인정했고,
한 달 만에 스스로 사직했습니다. 

문제는 성희롱 발언을 한 강사가 
아무 징계 조치 없이 떠난 것뿐 아니라
언제든 또 교단에 설 수 있다는 점.

시간 강사도 채용 시 
범죄 이력을 조회하게 돼있지만,
학교 관계자가 경찰에도 신고하지 않으면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00고 관계자(음성변조)
"성희롱이라는 말이 나왔다면 이렇게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니까요.
우리가 정식으로 절차를 밟아서 신고를 해야죠. 그런 게 아니고
불편한 용어를 사용했다. 좀 주의를 주면 좋겠다 그 정도예요."

또 시간 강사는 교육공무원과 달리 
교육청 징계 대상도 아니어서
사실상 성범죄 교사 검증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 장윤미/한국여성변호사회 교육이사
"정식 교원이라기보다는 재계약 대상이라서 학교 차원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면 계약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해서
사실 재발 방지책 없이 다른 학교로 언제든지
교편을 잡을 수 있는 구조의 문제점이 있는 것 같고···."

해당 강사가 스스로 그만뒀으니  
문제없다는 학교 측의 미온적 태도와  
구멍 뚫린 검증 시스템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김규희
출입처: 경찰,소방,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