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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땜질식' 도시재생

(앵커)
구도심 쇠퇴를 막겠다며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됐거나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단기적 성과만 강조되다보니
남는 건 새 건물과 도로뿐이라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임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광주 충장22는 문화 예술의 중심이었던 구도심을 살리고
새 예술인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2020년 문을 연 충장22는
국비 등 2백억 원이 투입된 국토부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였습니다.

충장로를 재생시키는 데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예술인들은 이곳에 살며 주민들에 재능을 나눴고
상권 발전을 모색하는 상인들의 회의, '수요 카페'는 벌써 1백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 오방용/ 광주 충장로 상인
“‘수요 카페’가 소중하다는 것을 다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여기 들어와 보니 동네 소식을 알게 되고.”

하지만 올해부터 충장22의 도시재생 사업은 잠정 중단됐습니다.

광주 동구로부터 건물을 맡은 사회적 기업이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올해 5월까지만 운영하겠다고 전했기 때문입니다.

자치구에서 지원하는 돈은 공과금 정도인데,

코로나로 재생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안 좋아지다보니
서른명 정도의 인건비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래 이곳에 사는 예술인 등이 사용했던 공유 사무실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사실상 공간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광주 동구는 새 사업자를 모집하거나
운영 방식을 바꾸기 위해 고민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은 없습니다.

자치구는 마중물 시설을 짓는 것도 좋지만,

사업이 끝난 후 건물과 프로그램 운영 등에 정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 심영기/ 광주 동구 도시재생과장
“4년의 사업으로는 너무 부족합니다. 사업비도 부족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마중물 물을 끌어 올렸으면 물이 나올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전문가는 눈에 보이는 성과만 강조하는 것이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도시재생사업에 앞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는 요식 행위에 불과하고,

정권마다 새 건물, 도로를 짓는 데만 예산이 들어가다보니
구도심 활성화가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질 수 없다는 겁니다.

* 윤희철/ 광주에너지전환네트워크 운영위원장
"건물 하나 크게 짓고 끝내버리거든요. 왜냐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사업을 해야 하니까.
(그러다보니)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인건비 지원들이 돼야 되는데
그걸 적절하게 배분하지 않는 것이죠."

구도심을 살리고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땜질식 도시재생 사업을 멈추고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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