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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천연기념물 황새, 섬진강에 날아들다

(앵커)
멸종 위기에 몰린 천연기념물 황새가
섬진강 자락에 날아들었습니다.

충남 예산에서 복원 사업을 거쳐
지난달 방사한 개체 중 한 마리가,
습지 생태가 잘 보전된
섬진강 하류로 이동한 건데요.

유민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3년 전 큰 홍수를 겪었던,
구례군 섬진강 하류 부근입니다.

푸른 풀숲이 우거지고
강물이 잔잔히 흐르는 이곳에,
최근 반가운 손님이 날아들었습니다.

흰 날개 가장자리가 검게 물들었고
길고 붉은 다리를 가진, 천연기념물 황새입니다.

충남 예산에서 수년간 복원 사업을 거친 뒤,
지난달 전국으로 방사한 개체 중 한 마리가
섬진강 자락에 나타난 겁니다.

9살 암컷으로 습지와 방죽 주변,
논을 부지런히 오가면서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 이명정 / 전국황새모니터링네트워크 활동가
"여기에 온 지 오늘이 18일째거든요. 2주 이상 넘어가면 서식지 환경으로
여기서 월동까지 할 수 있고 나중에 짝을 만난다면 텃새로서 살아갈 수 있는…"

한반도를 대표하는 텃새였지만,
밀렵과 환경파괴 영향으로 1990년대
자취를 감췄던 황새는
최근 전국에서 100여 마리가 야생에서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복원된 황새가 섬진강에서 관측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곳 섬진강 하류 일대는 습지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어,
먹이를 찾기 쉽고, 쉬기에도 최적의 장소로 꼽힙니다.

생물 다양성이 뛰어나다 보니,
각종 민물고기와 개구리, 곤충은 물론,
뱀까지 사냥합니다.

또, 같은 처지에 몰린
원앙과 흰꼬리수리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조류 수십 종이,
섬진강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렵게 찾아온 황새지만,
언제까지 머물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당장 하천 주변으로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이고,
물밑으로는 낚싯바늘과 그물에 노출돼 있습니다.

논에 뿌려지는 농약과 제초제,
몰려드는 탐방객들도 위협입니다.

* 김수경 / 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
“멸종위기종이 이용하는 섬진강의 중요한 서식지로써 생태경관보전지역 등
여러 보호 정책을 마련해서 서식지를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빛과 소음 등 교란 행위를 감시하는 등
안전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유민호입니다.

유민호
여수MBC 취재기자
광양경찰 광양교육청

"잘 듣겠습니다. 여수MBC 유민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