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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18 34주년행사 전망

(앵커)
5.18 34주기 주간이 시작됐습니다.

올해 5.18 기념식은 일찌감치 파행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립 5.18민주묘지에 송정근 기자 연결합니다.

1. 송기자, 5월 단체들이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최종 확정했죠?

(기자)

네, 지난주 5.18 행사위원회가 정부가 주관하는 5.18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정지었습니다.

작년에 구묘역에서 따로 기념식을 치르기도 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 때문입니다.

노래 때문에 기념식이 파행으로 치닫기 시작한 건 지난 2010년부터인데..
5년째가 되도록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국회 여야 합의로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이 통과하기도 했는데 국가보훈처가 반대하고 있습니다.

5.18 행사위원회가 지난달 말까지 답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보훈처는 끝내 외면했고 5.18 행사위원회도 기념식 불참으로 맞섰습니다.

행사위원회는 일반시민들에게도 정부가 주최하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말아 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오는 일요일 기념식이 치러지긴 할텐데 유족과 유공자, 광주시민 등 주인공들이 다 빠진 상태에서 기념식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 지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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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념식 불참만 하는 게 아니죠? 다른 기념행사들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네, 5.18 행사 가운데 가장 성대하게 치러져왔던 전야제 행사가 올해는 아예 치러지지 않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에 대한 항의 차원에다 최근 세월호 참사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내린 결정인데요.

행사위원회는 이 뿐만 아니라 예산 1천만원 이상이 드는 행사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지역이나 마을 단위로 진행되는 천만 원 이하의 소규모 행사는 자체 판단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국가보훈처가 지원하는 5.18 예산 1억 2천만 원도 모두 반납하고, 광주시와 시민들이 모아 준 돈으로만 행사를 치르기로 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올해 기념행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법정기념일로 된 지난 1997년 이래 18년만에 가장 규모가 작게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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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런 파행의 이유는 '임을 위한 행진곡' 때문이고 반대하는 곳은 국가보훈처인데... 지난주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죠? 보훈처가 여론조사를 한 게 아니었다면서요?

네,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못하겠다고 한 이유는 바로 국민의 부정적 여론 때문이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달 국회에서 이런 이유를 댔었습니다.

보훈처가 여론조사를 했는데 부정적 여론이 많아서였다는 것이었는데요.

광주mbc가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여론조사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했었는데 보훈처는 정부 부존재 결정을 내렸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관련해서 여론조사를 한 적도 없었고 따라서 관련 예산이나 공문 자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보훈처가 여론수렴을 하긴 했는데 전문가 3명에게서만 의견을 들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모두 부정적 의견만을 제시했었는데 보훈처는 이 사람들의 이름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도 않은 여론조사를 했다고 거짓말을 한 게 누구인지, 겨우 전문가 3명의 발언을 가지고 여론을 왜곡한 이들이 누군인지 밝혀져야 하지만 이들은 뒤로 숨고 올해도 5.18 기념식은 파행으로 치닫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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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작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5.18 행사에 참석했는데, 박 대통령이 올해에도 참석하나요?

대통령의 5.18 기념식 참석이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지난해 취임 첫 해 박근혜 대통령은 기념식에 참석했었죠?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5년 중 취임 첫해만 참석하고 나머지 4년 내내 불참했었습니다.

올해는 어떨까요?

5월 단체들은 올해는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이 힘들지 않겠냐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단, 기념식 파행이 예고되고 있는데다 대통령이 참석할 때는 참석자들을 청와대에 통보해 해당 참석자들의 신원을 조회하는 절차를 진행하는데, 이런 절차가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대신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추모 분위기 속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올해 5.18 34주기 기념행사는 시작부터 어수선한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엠비씨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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