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18 민주화운동은 가해자에게도,
피해자에게도 치유하기 힘든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42년이 지난 지금
5.18 가해자와 피해자 유족들이 서로 만나
가슴속 응어리를 풀고 화해와 용서를 하는 자리가
잇따라 마련되고 있습니다.
김영창 기자가 보도입니다.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첫 사망자로 기록된 고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가
노신사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립니다.
포옹의 당사자는 다름 아닌
80년 5월,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이었습니다.
한쪽은 5.18 피해자, 한쪽은 가해자,
42년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지만
서운함과 미움은 봄눈 녹듯이 금방 사라집니다.
* 임근단 (고 김경철 열사 어머니)
"지금이라도 나와줘서 고마워요. 만나게 돼서 고마워요.
힘들었을 텐데 나와줘서 고마워요."
5.18 당시 제 3공수여단 소속 군인이었던 이들은
너무나도 늦게 사죄의 뜻을 밝힌 게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 김 00 (5.18 당시 계엄군)
"진즉 이런 자리가 (마련)돼가지고..
저희가 너무 심했습니다. 미안합니다."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주선한 이번 만남은
오월 어머니들의 가슴속 묵은 응어리와
계엄군의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는
화해와 용서의 장이 됐습니다.
* 추혜성 (5.18 부상자 가족/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그들(계엄군) 피해자다. 우리만 피해자인 거 우리가 아픈 상처가 있어서
우리가 피해자라고 생각을 하는 데,
그들(계엄군)도 피해자다. 우리하고 같은..."
이에 앞서 5.18 당시 민주화운동 진압에 투입됐다가
시민군 버스에 치여 숨진 경찰 유가족과
운전자가 만나 화해하는 기회가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진상조사위는 5.18 당시 계엄군과 피해자들의 만남의 자리를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