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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페셜[한걸음 더] 집중취재

한전입찰 비리-1.."10년동안 구멍"

(앵커)
지난 10년동안
한전이 발주한 전기공사를
협력업체 직원 몇몇이
마음대로 주물러온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입찰 과정을 조작해주는 대가로
공사 업체들로부터
백억 원이 넘는 뒷돈을 챙겼고,
흥청망청 쓰고도 남는 돈을 보관하기 위해
금고까지 마련했습니다.

먼저 김철원 기자

(기자)

전기공사 업자들 사이에서 한전이 발주하는 공사는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익률이 높은데다 한번 낙찰받으면 해당 지역의 공사를 2년 동안 독식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5천대 1을 넘기도 합니다.

그런데 검찰 수사 결과 이 한전 입찰 결과가 10년 동안이나 조작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전 KDN의 위탁을 받아 입찰프로그램 유지보수 업무를 맡은 전산업체 직원들이 독자 프로그램을 개발해 한전의 입찰 정보를 빼내왔던 겁니다.

이들이 개발한 프로그램만 있으면 집에서도 입찰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고, 본인들이 정한 순서대로 추첨번호를 배정할 수도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종범/광주지검 특수부장
"전국에 걸쳐서 83개 전기공사 업체, 총 133건, 계약금액 기준으로는 공사가액 2,709억원 상당입니다."

입찰조작을 해주는 대가로 이들이 챙긴 돈은
134억원.

이 돈으로 집도 사고 외제차도 사고 현찰을 처분할 데가 없어 개인금고까지 마련했습니다.

(스탠드업)
이들이 지난 10년동안 입찰 조작을 하고도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치밀하고 신중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뇌물 거래는 현금을 통해서만 했고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호화생활도 일부러 자제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검찰은 파견업체 직원 4명과 업자 2명을 구속기소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입찰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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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김철원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장

"힘있는 자에게 엄정하게 힘없는 이에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