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뉴스데스크

"맞아야 말을 듣는다"..장애인 학교 공익 학생 폭행 의혹

(앵커)

광주 한 장애인 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이
뇌병변 장애 학생을 지속적으로 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학부모는 폭행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즉각 피해자를 분리시키지 않고 가정 통보도 늦었다며
학교의 대응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학생이 러닝머신을 자주 끄면 얼굴을 때리고 반에 돌아가 스스로 자해를 했다고 거짓말 했다'

'학생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 '나 때문에 런닝머신 탈 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온다'

'맷집이 세져서 그런지 예전처럼 때려도 말을 안 듣는다.'

사회복무요원이 중증 뇌병변 장애학생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나온
광주 북구 장애인학교 동료들의 진술입니다.

이 학교에서의 폭행 의혹은 지난 9월부터 얼굴과 명치 등 지속적인 폭행이 이뤄졌다는
동료 사회복무요원의 진술로 불거졌습니다.

폭행이 주로 이뤄졌을 걸로 추정되는 때는
교사 없이 사회복무요원과 학생이 둘만 있는 1교시 자율학습 시간입니다.

학부모는 아이의 행동이 거칠어지고 몸에 멍이 들어오기 일쑤였지만
평소에도 자주 넘어져 학교에 보살핌을 당부했을 뿐 폭행 사실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 피해 학생 학부모
"맞아서 소리라도 낼 수 있고 피할 수라도 있는 친구들 같으면 반항이라도 할 수 있는 친구 같으면 그러지만,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걔(가해자)는 더 심하게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납니다."

폭행 사실을 인지한 학교 측의 대처는 수상했습니다.

동료 사회복무요원은 폭행 의혹을 지난 3일 교직원에게 알렸지만
피해 학생과 가해자의 분리는 보름 가까이 흐른 지난 16일에서야 이뤄졌습니다.

또 폭행 신고가 접수되면 48시간 안에 교육청에 사실을 알리도록 한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학부모는 학교가 폭행 사실을 은폐하려던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 피해 학생 학부모
"전혀 예상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학교 측에서의 너무 확신이 강했어요. (학교 측은) ‘어머니 저희 학교는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런 시스템이 아닙니다. 어머니 아시잖아요. 공익 두 명이 봐요 학생을’ (이라고 말했습니다.)"

학교 측은 '취재에 응할 수 없다'면서도 분리 조치가 늦은 이유가
'폭행 의혹을 들은 교직원이 학교측에 알리는 것이 늦어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회복무요원은 진술서 등을 통해
'딱밤을 몇 대 때렸을 뿐 진술과 불거진 의혹은 오해'이고,
'동료들에 한 말은 상상했던 것을 입 밖으로 낸 것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실제 폭행이 이뤄졌는지 수사에 착수했고,
교육청은 관련 자격이 없는 공익근무요원의 1대 1 교육이 적절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