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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페셜[한걸음 더] 집중취재

수도 검침원 중노동3 - 집배원들 중노동 변한 게 없다

(앵커)
설 명절을 앞두고
집배원들이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명절 때만 그런 거라면
견딜 수 있을 텐데
그게 아니어서 문제입니다.

2년 전, 우리 지역의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에
우정사업본부가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로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궁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집배원 오토바이에 택배 박스들이 아슬아슬하게 높이 싸여 있습니다.

넘어지지 않을까 위태로워 보이지만 오늘 안에 택배를 다 배달하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인터뷰)이정민/우체국 집배원
"이렇게 싣지 않으면 이동거리가 있으니깐 너무 오래걸려서 한번 이동할 때 많이 싣고 가야해요"

(스탠드업)
다음주면 설 명절이 시작되는데요 이럴때는 전국에서 몰려든 택배로 집배원들의 업무는 더욱 가중됩니다

(인터뷰)오경상/우체국 집배원
"(밤늦게 일하다 보니) 해가 져서 개인용 핸드폰으로 불을 비춰가면서 주소 찾아서 그렇게 배달을 합니다"

(CG)
2017년 집배원의 연간 노동 시간은 2745시간으로
한국 임금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 시간인
2052시간보다 훨씬 길고 OECD회원국 평균인 1,763시간 보다는 무려 천시간이 깁니다.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26명의 집배원이 숨졌고
이 중 13명은 심근경색같은 질병으로,
5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2017년 9월. 광주 서광주우체국 소속
이길연 집배원은 과중한 업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cg인터뷰)장은백 변호사/故 이길연 집배원 손해배상 소송대리인
"한 분이라도 산재를 입거나 편찮으시게 되면 다른 분들이 그거(업무)에 대한 부담을 나눠서 져야 하기 때문에 (쉴 수가 없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길연씨 사망 이후
노동조건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세부 계획조차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녹취)우정사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세부적으로 계획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공무원 증원이다 보니까 행정안전부하고 정원을 협의해야 합니다."

집배원들은 인력 충원만이 지금의 가혹한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인터뷰)국중신/집배노조 광주우체국지부장
"OECD 노동자들의 1년 총 근로시간이 1800여 시간인 것에 비하면 1000시간 이상을 집배원들이 더 많이 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장시간 동안 중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이 말을 남기고 이길연 집배원이
세상을 떠난지 1년 하고도 넉달,

오늘도 집배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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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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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