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투데이

미세먼지 차단숲 만든다더니...큰 나무 빼고 작은 나무로 도배

(앵커)
혈세 20억 원을 투입해 추진한
목포시의 미세먼지차단숲 사업이
엉망으로 이뤄졌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큰 나무 대신
자잘한 나무가 대거 심어졌고,
그나마도 상당수가 이미 말라 죽었습니다.

양현승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목포시 옥암 수변공원입니다.

목포시는 2021년 미세먼지차단숲
조성 사업을 통해 나무를 대거 심었습니다.

산림청에서 10억 원,
목포시가 10억 원 등 모두 2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원래 작년에 끝났어야 했지만,
설계와 행정절차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연말에야 시작돼
사업은 지난 6월 완공됐습니다.

* 전욱형 / 목포시청 공원녹지과
"(2021년) 3월 중에 어느 정도 확정을 지었다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좀 있어서 그걸 반영하는
과정에서 조금 시간이 걸렸고요, 그 다음에
건설기술심의와 도계약심의가 있습니다. 그게
(작년) 6월에서 7월쯤 끝나다 보니까..."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이 끝난
옥암 수변공원는 어떤 상태일까.

옥암 수변공원 미세먼지 차단숲은
색깔만 봐서는 가을, 겨울입니다. 잎이
하나도 없는 앙상한 가지이거나 누렇게
말라 비틀어진 낙엽이 졌기 때문입니다.

6미터 이상 높이의 팽나무도,
8~9미터 높이의 소나무도 줄줄이
고사했습니다.

당초 계획에 있던 키가 큰 나무들을
대폭 줄여버린 대신 대거 식재된
키작은 나무들은 이파리 하나 없이
기다란 젓가락에 불과합니다.

나무를 심은지 고작 석달도 채 안돼
빚어진 일.

나무에 물을 주는 장비들은 놀고 있는데,
목포시는 하늘만 탓합니다.

*전욱형 / 목포시청 공원녹지과
"4월, 5월까지 수목을 식재하고 나머지 기반 정비
마무리까지 6월 초에 완료를 했는데 그때부터 날씨가
고온이 높다보니까...그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살피고 했었습니다만..."

식재된 나무의 밀도도 문제입니다.

산림청이 1헥타르에 10억 원씩
많은 예산을 주는 건 나무를 빽빽하게
심으라는 취지.

*산림청 관계자
"일단 빽빽하게 나무를 심어서 미세먼지가
이동하는 중간중간에 아니면 또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지역에 숲을 만들어서 미세먼지를
흡수하거나..."

하지만 목포시의 미세먼지차단숲은
마치 가로수를 심듯, 나무가 띄엄띄엄
거리를 둔 채 심어져 있습니다.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목포시민
"미세먼지는 어떤 미세먼지를 방지하는지
나는 이해가 도저히 안 되네. 생각해봐요.
그 돈을 들여가지고 한다는 것 자체가"

취재가 시작되자 목포시는 고사한
나무 가운데 40그루를 베어내는 등 뒤늦게
후속 조치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
양현승
목포MBC 취재기자
목포시, 신안군, 심층취재 담당

"사대문 밖에도 사람이 삽니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