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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비싼 나무 심을 자리에 싼나무를"..그저 실수?

(앵커)
목포시가 삼학도에서 추진한
사계절 꽃피는 공원 사업이 졸속으로
이뤄졌습니다.

당초 식재하기로 했던 나무 대신
훨씬 저렴한 나무가 엉뚱하게
심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양현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여년 동안 12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복원한 목포시 삼학도 공원입니다.

목포시는 사계절 꽃피는 공원을
만들겠다며 지난 2020년 11월,
나무 식재공사를 추진했습니다.

예산 1억여 원을 들여
산책로 주변에 나무 212그루를 심었고,
이가운데 162그루가 서부해당화였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서부해당화가 아니라
꽃사과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부해당화와 꽃사과는 생김새가 비슷해
식별이 쉽지 않지만, 가격은
서부해당화가 2배 이상 비쌉니다.

목포시가 요구한 지름 8센티미터짜리
서부해당화는 한 그루에 22만 원인데,
꽃사과는 10만 원에 불과합니다.

혈세 2천여만 원이 허투루 쓰인 겁니다.

*황호림 임학박사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데 꽃으로 구분하자면
꽃사과는 색깔이 흰색 계열이고 서부해당화는
분홍색입니다"

공원에 심어진 나무가
서부해당화가 아닌 꽃사과였다는 사실을
이미 지난해 5월 목포시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후속조치는 열달째 하세월입니다.

작년 연말까지 진짜 서부해당화로 바꿔
심겠다는 조경업체의 각서를 받고
사업비 환수 등 으름장도 놓았지만,

결국 나무구하기 쉽지 않다는
조경업체 사정을 봐주고 있습니다.

*목포시청 관계자
"진짜 나무를 구해서 시공할 수 있는
그런 부분에 대한 기간은 좀 둬야 되지 않나..."

전문가조차 육안구분은 힘든 반면
가격 차이는 상당해 애당초 차익을 노린
고의적 실수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데도 상황.

하지만 목포시도, 조경업체도 꽃과 잎이
없는 겨울에 나무를 심다보니
잘 몰랐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 조경업체 관계자
(업체도 속았고 시도 속았다 이건가요?)
"그렇죠. 속았다기 보다는 그 사람은
(나무생산자) 그거라고(서부해당화)
주장하는데..."

* 목포시청 관계자
"잘잘못을 판단하기에는 겨울에 심었기
때문에 차이점이 있긴 합니다"

목포시는 조경업체가 새로 확보했다는
서부해당화가 진짜 서부해당화인지
확인한 뒤 빠른 시일 안에 옮겨 심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
양현승
목포MBC 취재기자
목포시, 신안군, 심층취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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