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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구도심이 죽었다

(앵커)
구도심은 인구가 소멸되는 지방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광주의 대표적 상권이던 충장로 일대는 요즘
한 집 건너 한 집이 공실일 정도입니다.

가뜩이나 찾는 사람도 적은 가운데 닥친
코로나와 불경기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충장로는 광주 중심이자 호남 최대 상권이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거리는 발 디딜틈 없이 북적였고 가게는 성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역 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경기 불황이 겹친 최근 거리는 한산하고,

상가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비어있습니다.

* 김세형/ 광주 충장로 상인
“내리막도 있고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오르막도 있었는데
지금처럼 충장로 이 길 안쪽으로 이렇게 공실이 나온 적은 처음이에요.”

충장로 한 점포에는 보시는 것처럼 임대를 알리는 표시가 붙어있습니다.
이 골목의 빈 점포를 세봤습니다. 불과 20미터 골목 15개 상가 중 12곳이 비어있습니다.

유동 인구 감소로 치안센터도 사라질 예정입니다.

구도심의 쇠퇴가 안타깝지만 상인들에게는 마땅한 대안이 없습니다.

* 배민홍/ 광주 충장로 상가 관리인
“(나가는 상인들은) 딱 한 마디 하죠. 적자니까 장사가 안 되니까 나가는 것이죠.
적자보고 누가 요즘 장사하려고 하겠어요?”

충장로와 불과 2백 50미터 떨어진 광주 인쇄의 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호남에서 가장 많은 업체가 몰린 인쇄업 중심이었지만
구도심이 쇠퇴하면서 이곳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거리를 인쇄 테마 특구로 만들고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내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중이지만,

이 사실을 아는 상인은 드뭅니다.

* 김재복/ 광주 서남동 상인
“어디를 살린다고요?”
“(도시재생 뉴딜사업 한다는데 느껴지는 바가 있으세요?) 아, 없어요.”

국비와 지방비 등 총 1천 7백억여 원이 드는 대규모 사업이 끝나도
구도심이 살아날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인쇄기 박물관을 짓고 좁은 도로를 확장하는 등 시설에만 모든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 신봉수/ 광주 서남동 상인
"(공실이) 많죠, 가게가 나가면 들어오지를 않아요. 일이 없으니까 자체가.
예전에는 그래도 이때쯤 되면 바쁘고 했는데 그런 게 없어요. "

인구 유입 등 반등의 기회 없이 쇠퇴하고 있는 구도심.

구도심을 살리려면 지금까지 도시재생 정책을 평가하고
실용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