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뉴스데스크

해양에너지 직원 극단적 선택 4개월째.."책임 회피*허위사실 유포"

(앵커)
지난해 10월 해양에너지에서 근무하던
20대 노동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유족들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힘들어 했지만,

사건 4개월이 지나도록 회사측은
문제가 없었다는 자체 조사 보고서를 공개하지도 않고 있고
도리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만 있다고 주장합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해양에너지 소속 20대 노동자 조 모 씨가
입사 1년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직장 상사 등 동료들과 자정까지 술자리를 이어간 직후였는데,

조 씨는 이 자리에 참석하기 전부터 지인들에 메시지를 보내
'큰일이다, 팀장이 회식을 하자고 한다',
'지옥의 회식을 간다'고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술자리를 끝내 자정을 넘긴 시각 조 씨는 노조위원장에게
직장 상사의 '잦은 욕설과 폭행으로 의지가 상한다'는
마지막 문자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가족들은 조 씨가 과중한 업무와
사내 고압적인 분위기로 힘들다는 얘기를 주변에 털어놨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 조 모 씨 어머니
"너 이거밖에 못하냐 이거 이거밖에 안 돼? 이런식의 말을 했다고.
코로나 시기였는데도 다니면서 이제 술을 엄청 먹이고."

유족들은 사건 발생 4개월이 지났지만
사측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성토합니다.

유족들은 가족이 숨진 경위를 알고 싶다며
사측이 사건 직후 동료 직원들에 자체 조사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측은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사건 초기만 해도 조 씨가 직장 생활로 힘들어했다고 말해줬던
일부 직장 동료들도 나서기를 꺼려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 조 모 씨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조금 조금 이야기한 거 외에는 이제 거의 이제 모른다 이런 식으로 가고 있죠.
(회사가) 관리가 들어갔다고 저는 생각해요. "

유족들은 심지어 사측이
조 씨가 금전적인 이유로 숨졌다는 허위사실을
직장 동료들에 고의로 유포해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조 모 씨 어머니
"유족 측의 어떤 이유를 들어서 계속 회피를 하면서 이렇게 몰고 간 거잖아요.
그래서 그거에 대해서 굉장히 정말 모욕감도 느끼고."

이에 대해 해양에너지 측은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현재는 입장을 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주 중 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사측의 사죄 등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