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투데이

[대구] 홍준표 시장 말 한 마디에 오락가락 행정

(앵커)
연말에 개통 예정인 대구 도시철도 1호선의  
경북 경산 지역 2개 역 이름이 최근 갑자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역 이름이 너무 길다며
변경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시민 의견 수렴 절차까지 거쳐 
역 이름을 정했던 경산시로서는 
너무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대구문화방송 권윤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산시 하양읍에 위치한 경일대, 호산대 앞에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역이 새로 생겼습니다. 

이름은 '부호경일대호산대' 역.

'부호리'라는 마을 이름에 
대학 이름 2개를 몽땅 붙였습니다.

지난해 말 경산시가
공개적으로 시민 의견을 모으고
시정 조정위원회 
의결까지 거친 역명입니다. 

1호선 하양 연장으로 새로 생긴 역은 3곳으로
오는 12월 개통할 예정입니다.

6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홍 시장이 3개 중 2개 역 이름이 너무 길다면서
바꾸라고 지시한 겁니다. 

'부호경일대호산대'와 '하양대구가톨릭대'로 
모두 8글자로 너무 길어 읽고 부르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이용객도 있습니다. 

* 권태호/경산시 진량읍
"역이 생겨서 정말 좋기는 한데, 이용하기
교통수단은 편리해졌는데, 이제 이름이 길어서
어디 뭐 '여기서 만나자 저기서 만나자' 하기 좀 불편한 것 같아요."

대구시 관계 부서와 대구교통공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경산시에 역명 교체를 검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구두로 '바꾸지 않으면 
대구시가 직권으로
바꾸겠다'라고도 했습니다. 

대구교통공사는 '부호'역과 '하양역'으로 줄이는 대신,
대학 이름은 
역 이름 아래 괄호 안에 넣자고 제안했습니다.

전동차 안 객실 표시기에 역 이름이 
최대 7자까지만 들어간다며 바꿔야 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도시철도 '동대구역'이나 '대구역'을 
예로 들면서 '하양대구가톨릭대' 역의 경우,
코레일 '하양역'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같은 이름을 써야 이용객들이 
헷갈리지 않는다고 설득했습니다.

경산시는 대구교통공사의 지침에 따라 
의견을 수렴해 정했다며 갑작스런 변경 요구에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 장동훈/경산시 도로철도과장
"지명과 학교가 같이 포함된 사항이기 때문에
어쨌든 대구시 의사도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학교하고 주민들하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긴 이름이 안 되는 이유가 이렇게 많으면서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가 이름을 정할 때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역사 외벽 간판, 안내판,
심지어 역 내부 안내판까지 완공한 상태여서
역명을 바꾸면 교체에 수억 원이 추가로 
들 것으로 보입니다.

홍준표 시장 한 마디에 
움직이는 오락가락 행정이  
갈등과 혼란만 부추기고 있습니다. 

MBC뉴스 권윤수입니다. 



#홍준표 #대구도시철도 #역명 #변경 #교체

권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