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EBS 수능 교재에 있던 문제들이
내신 시험에 그대로 나와
재시험이 잇따라 치러졌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혼란이 없게 하려면
어떤 고민과 대책이 필요한 건지,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간고사 75%, 기말고사 100%.
사실상 2학기 물리학 시험 문제 대부분이
EBS 수능특강 교재와 똑같았습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학부모가 정식으로 항의하기 전까지
학교 측은 이 같은 상황을 몰랐습니다.
* ○○고등학교 교감 (음성변조)
"시험 종료가 되고 그날 오후에 늦게 (문제 제기가) 들어왔습니다."
미리 눈치를 챌 수 있었던 기회는 없었습니다.
해당 학년에서 해당 과목을 맡은 교사는 단 한 명뿐.
현재 광주시교육청 매뉴얼에 따르면,
각 교과 담당 교사가 2명 이상일 때만 반드시 협의해서
평가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습니다.
선택 과목이 다양해지면서
교사 1명이 1과목을 도맡는 경우가 많아진 현실을 고려하면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 조미경 / 광주시교육청 중등교육과정팀 장학관
"한 학년은 한 분이 담당하시더라도 다른 학년에 동 교과가 있는 경우에는
교차 검토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학교를 권장할 예정이고요."
물론 이 같은 대책이 만병통치약이 되긴 어렵습니다.
교사들이 시중에 풀려 있는 문항들을
모두 숙지해서 '베끼기'를
완벽하게 잡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학교 전체를 통틀어 한 명의 교사만 배치되는
한문이나 제2외국어 같은 과목들도 있습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교원 개개인의
평가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연수를 의무화한다는 계획.
재시험 원인이 문항 오류나 편집 오류,
시험지 유출 등으로 다양한 만큼
각각의 사례를 면밀히 살피고
제도를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박고형준 /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계속 반복되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평가되고 조사되는 것이 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각종 제도적 허점이나 일탈에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성의껏 시험에 대비한 학생들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