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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페셜[한걸음 더] 현장취재

(호우 피해) "묘지 봉분 파헤쳐지고"..망자의 수난

(앵커)
광주*전남의 기록적인 폭우 때문에
망자들도 수난입니다.


 


침수된 납골당에선
유골이 무더기로 물에 잠겨
재화장 행렬이 이어졌고,


 


시립묘지와 국립518민주묘지도
토사 유출 피해를 입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 북구의 한 화장장.


 


침수된 추모관에서 가족의 유골함을
챙겨나온 유족들로 가득합니다.


 


유골을 다시 화장하기 위해선데
하루 90구만 가능한
화장장은 이미 예약이 마감된 상태입니다.


 


(녹취)화장장 관계자/
"목요일까지 예약이 돼 있어요. (대기순번이) 벌써 목요일 75번까지 나갔잖아요."


 


빨리 재화장을 해야하는 유족들은 발을 동동 구릅니다.


 


(녹취)추모관 침수 피해 유족/
"유골함에 있는 것들은 썩고 부패되고 며칠 더 지나면 이제 이게 변색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물도 안 빠진 상태에서 저희가 이걸 가지고 어떻게 할 수 있냐고요."


 


추모관에도 재화장을 기다리는 유골함이
한 층 가득 놓여있고,


침수가 됐던 지하에는
뉴스를 통해 뒤늦게 소식을 접하고 온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이어집니다.


 


(녹취)추모관 침수 피해 유족/
"이렇게 생겼는데, 어떻게 한다고. 어떻게 한다고."


 


추모관 뿐만 아니라 공원묘지도
폭우 피해에 수난을 당했습니다.


 


광주시립묘지는 인근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 수십여 톤에
묘지 120여기를 뒤덮었고,


봉분은 파헤쳐져
나뭇가지와 함께 뒤섞였습니다.


 


(스탠드업)
"밀려든 토사에 현재는 어디가 묘역이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또한 비석은 이처럼 비탈
아래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국립5.18민주묘지 2묘역도 경사지가 붕괴되며
토사 10여톤이 묘역 예정지에
쓸려내리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 5.18 40주년 당시 5월단체가
제2묘역을 참배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배수 문제를 지적하며
이전을 요구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현재 배수 작업은 땅이 마르고 나서야 가능한 상황입니다.


 


(녹취)국립5.18민주묘지 관리인/(음성변조)
"내가 여기 14년간 있었는데요. (이런 일은) 처
음이에요. 지금 비가 어마어마하게 왔어요. 시
립묘지도 한 30-40개 유실됐잖아요."


광주*전남에 수천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이틀간의 폭우는
망자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