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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페셜[한걸음 더] 집중취재

환경 미화원 사망 그 후 1년 1 - 달라진 것 없다

(앵커)
지난해 광주에서는 환경미화원 2명이
잇따라 사고로 숨졌습니다.

이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이
문제로 지적됐고,
당시 광주시와 정부는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송정근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5시 30분.

환경미화원들이 밤사이 주민들이 내놓은
쓰레기 봉투를 청소차에 싣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쓰레기를 실은 다음 2명의 미화원들이
쓰레기 짐칸 끄트머리에 설치된 발판에
잽싸게 올라 탑니다.

미화원들을 위태롭게 태운 청소차는 다음 쓰레기봉투가 쌓여있는 곳으로 속도를 내 달립니다.

(스탠드업)
하지만 청소차량에 이렇게 발판을 설치하는 것은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자동차관리법상 설치해서는 안되는 불법구조물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1월 16일 광주 남구에서는 35년차의 베테랑 미화원이 이 발판을 타고 이동한 다음 청소차 뒤에서 일을 하다 후진하는 청소차를 피하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11월 29일에는 다른 미화원 노모씨가
쓰레기를 차량 안으로 밀어넣는 문에
머리를 끼어 숨지기도 했습니다.

불과 2주 사이에 미화원의 사망이 잇따르자
광주시는 위험천만하게 다닐 수밖에 없는 청소차량을 개선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하고 근무시간도 새벽보다는 주간으로 옮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광주로 내려와 재발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녹취)김부겸/행정안전부 장관
(2017.12.20 환경미화 근무자 간담회)
"아침 길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빠듯한 살림에 가슴이 더욱 시리실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꼭 기억해주십시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바뀐 건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박영철/환경미화원
"주어진 시간 안에 일을 끝내려면 무리하게 차량도 과속해야 하고 뒤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충분한 휴식기간 없이 작업을 계속 진행해야 되니까 그런 부분이 어렵습니다."

1년 전 환경미화원들의 죽음을 반면교사로 삼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광주시의 약속이 언제나 지켜질 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미화원들은 오늘도 새벽에 나와 위험한 청소차 발판을 딛고 근무에 나섭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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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근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주말뉴스데스크 앵커

"당신의 목소리를 먼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