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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페셜[한걸음 더] 현장취재

인권유린 피해 간 곳에서 또...

(앵커)

인권 유린을 피해
새로운 시설로 옮겨갔지만
또 다시 인권유린을 당한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다름 아닌
6년 전 '도가니 사건'의
여성 장애인들이었습니다.

김철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체장애인과 청각장애인 등 여성장애인 30명이 생활하는 복지시설입니다.

이 가운데 21명은 지난 2011년 이른바 '도가니사건'이 일어난 광주 인화학교 법인의 또다른 시설인 인화원에서 넘어온 장애인들입니다.

당시 '인화원'에서 생활하던 56명의 장애인들을 더 좋고 안전한 곳에서 생활하게 한다며 3곳으로 나눠서 보낸 곳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도 여성장애인들은 지난 5년간 제대로 된 사람취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15명씩 생활하는 방에서는 비가 오면 물이 새기 일쑤였고 곰팡이가 핀 음식을 제공받기도 했습니다.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생활을 기대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인터뷰)복지시설 관계자/(음성변조)
"한여름에는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해가지고 (여성장애인들이) 차가운 땅바닥에 누워계시거나 아니면 벽에 달라붙어가지고 더위를 피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이들에게 지급됐어야 할 음식과 옷값은 어딘가로 빼돌려졌습니다.

(인터뷰)복지시설 관계자(음성변조)/
"전날에 미역국이나 북엇국이 식사로 나간 뒤 다음날 아침 된장국을 보면 미역이 (또) 들어가 있거나 전날 먹었던 북어나 계란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고 반찬도 엄청 소량(이었습니다)"

조사에 나선 광주시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광주시는 법인 대표 등이 보조금 등을 유용한 혐의를 확인해 해임하기로 하고 현재 청문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시설장과 대표이사는 경찰조사와 광주시 조사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면서 취재요청은 거부했습니다.

(스탠드업)
인권유린을 피해서 이 곳으로 온 여성장애인들이 왜 또 인권유린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원인과 책임소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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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장

"힘있는 자에게 엄정하게 힘없는 이에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