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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평화 남긴 '광양 소녀' 문명금 할머니

(앵커)

광양에도 일본군 위안부로
모진 세월을 견뎠던 할머니가 있습니다.

문명금 할머니는
1935년 봄, 일본인 말에 속아
전쟁터로 향한 뒤 10년을 보냈습니다.

시민들은 아픈 역사와
할머니가 남긴 평화의 소중함이란 가치를
오래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유민호 기자입니다.

(기자)
가을 단풍나무 아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한
광양 평화의 소녀상이 서 있습니다.

꼭 다문 입은 일본의 사과를
기다리겠다는 굳은 의지를,
손 위 비둘기는 전쟁 없는 평화를 상징합니다.

광양에도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1917년 진상면 구황리에서
태어난 문명금 할머니.

"할머니는 1935년 봄 친구들과 광양 건너
하동으로 갔다가 한 일본인을 만났습니다."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
부산항으로 향했고,
중국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인
헤이룽장성 손오현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10년을 보냈습니다.

지옥 같은 전쟁이 끝났지만,
할머니는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었고
같은 아픔을 견뎠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도움으로
1999년 2월, 64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 문명금 할머니 (1999년 귀국 당시)
"조금이라도 더 젊어서 (돌아왔어야 하는) 이런 생각이."

나눔의 집 생활을 시작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1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수요집회에 매주 참석하고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힘을 다했습니다.

* 김상기 / 다사리연구소장
“전쟁 없는 평화를 뒤늦게 깨닫고 나서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관심을 가지시고
자신이 국가와 정의기억연대로부터 받은 4천300만 원을 (기부하셨습니다.)”

광양에서는 2018년 소녀상이 세워진 뒤,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한 추모제가
매년 기일인 11월 3일 열리고 있습니다.

* 강필성 / 광양교육희망연대 대표
“위안부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후 지역에서
잊혀진 역사를 발굴하고 보존하고 계승하는 추모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추모제는 이번 주 수요일 저녁,
소녀상 앞에서 개최됩니다.

* 문명금 할머니
"달려라 달려, 한정 없는 지평선아…"

MBC 뉴스 유민호입니다.

유민호
여수MBC 취재기자
광양경찰 광양교육청

"잘 듣겠습니다. 여수MBC 유민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