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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알려진 비극은 일부에 불과하다

(앵커)
한 달 전 아동양육시설 출신 청년 두 명이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에
지역 사회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던 건
두 사건이 불과 며칠 사이에 연달아 일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취재진이 아동 복지 분야 관계자들을 만나 보니
언론에 알려지지만 않았을 뿐
이런 소식은 평소에도 드물지 않게
들려오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다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자립준비청년들을 지원하는 김성민 대표.

김 대표에겐 지난달 알려진
광주 청년 2명의 비극적인 선택이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 김성민 /브라더스 키퍼 대표
"사실 저한테는 이게 특별한 일은 아니에요.
보통 일주일에 1명이나 2명 정도.
삶을 포기하거나 삶을 포기하기를 시도하는 친구들이 연락이 오거든요."

심각성은 통계에서도 나타납니다.

한 조사에서 보호 종료가 예정인 아동 가운데
약 42%가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보호가 끝난 자립준비청년 중에선
절반이 같은 답을 했습니다.

전체 청년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또 다른 조사에서
19세에서 29세 청년 가운데 18% 정도만
비슷한 답변을 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치인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자립준비 청년 가운데
연락 두절 상태가 약 20%에 이른다는 겁니다.

실상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겁니다.

주된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꼽힙니다.

목돈은 제한적인데,
설상가상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하자마자
빚부터 졌다는 이야기도 쉽게 들려옵니다.

아동양육시설 출신이라는 점을
노린 사람들에게 이용당한 경우입니다.

* 아동양육시설 퇴소 청년 (음성변조)
"막 퇴소하면 좀 고아 애들 이용해서 사기 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걸로 사기를 당해가지고. 제가 제일 힘든 건 빚이죠.
빚이 사람을 죽인다는 걸. 항상 발목을 잡죠, 빚이."

가족 갈등, 정신 질환 등도
삶을 포기하고 싶게 만드는 이유로 지목됩니다.

보호 대상인 아동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지원 대책이 생애 주기별로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 최평화 /광주자립지원전담기관 팀장
"최근에 조금 안 좋은 일이 발생한 청년들 연령대 이전에,
이전부터 조금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열악한 환경에 있는 시설들이 있다고 하면
그런 부분에서 우리 아이들이 과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아동양육시설 출신 청년들의 잇따른 죽음이 알려진 이후
광주시는 자립준비청년 지원 체계를 보다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새로 나온 대책이 이번에는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적용될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이다현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교육 담당

"안녕하세요. 이다현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