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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사고 위험성 매우 높아"..도로교통공단도 손놓은 설계변경

(앵커)

광주 제2순환도로 지산나들목과 관련한 문제점을
연속보도하는 시간입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로에 70억 예산이
들어갔는데 이런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뤄졌을까요?

설계변경 과정에 참여했던 도로교통공단이
이런 위험한 도로가 만들어지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논의과정에 공식적으로 불참을 선언했던 것으로
광주mbc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런 무리한 설계변경에 누가 관여한 것인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위험하기 짝이 없어 지난해 완공해놓고도
반년 가까이 개통하지 못하고 있는
광주제2순환도로 지산나들목.

설계변경을 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위험하지는 않았는데
설계변경을 거친 이후 지금과 같은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당초에는 도로 갓길 쪽,
즉 가장 오른쪽으로 빠지는 일반적인 구조였는데
2019년 설계변경 이후 중앙도로 쪽, 1차로 쪽으로 빠지는
생소한 모양으로 바뀐 겁니다.

* 광주시 관계자(음성변조)
"소음이라든지 분진이라든지 사생활 보호 등이 우려가 되니까
다른 대안을 좀 마련해주라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였고요.
저희들은 그에 발맞춰서 대안을 찾다 보니 왼쪽 방향으로 (결정했습니다.)"

이 설계변경을 위해 광주시는
3차례의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쳤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당시 의견서입니다.

경찰과 대학교수, 도로교통공단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대안으로 제시된 지금의 설계변경안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을 벌였습니다.

광주경찰청을 대표해서 나온 교통 경찰은
좌측으로 진출하는 설계변경안이 현실화될경우
"교통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하고 있고
이후 진행된 회의에서도 참석해
"기존 원설계안으로 추진해줄 것"을 일관되게 요청했습니다.

동신대 교수 역시 설계변경안을 두고
"교통안전 측면에 대한 고민이 발생하는 대안"이라며
신중한 검토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세 차례에 걸친 회의 대부분의 내용이
설계변경안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이 자문회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도 일어납니다.

전문가 그룹 중 도로안전과 관련한 공공기관인
도로교통공단이 불참을 선언한 겁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석한 자문회의에서 도로교통공단은
"교통사고 발생 위험성이 매우 높을 것이고 주민설득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설계변경안을 강력하게 반대했습니다.

이같은 의견제시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자문을 포기했다고 밝혔습니다.

* 오영욱 / 도로교통공단 안전시설검사부 과장
"그런 계획안을 반대를 했는데, 강행을 하는 쪽으로 가는 것 같아서
더이상 저희가 자문해드릴 의견은 없을 것 같다는 내부 방침이 있어가지고
회의는 그 이상은 참석 안 하는 걸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반대가 계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는
'세 차례 자문회의 결과 현재의 설계변경안이 확정됐다'며
설계변경안 대로 추진했습니다.

* 이정환 /광주광역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사실 회의라는 게 한계가 있었던 거죠. 안전시설 중심으로 밖에 말할 수가 없었던 거예요.
근본적인 문제는 놔두고, 여기(왼쪽 진출로)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이렇게 하기 때문에 "

이에 대해 광주시는 지산나들목이 설계변경 이후 더 위험해지긴 했지만
안전시설물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해 공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광주시 관계자 (음성변조)
"우측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좌측 방향으로 검토하되
안전시설물을 충분히 추가적으로 설치하자(는 의견으로 서로 공감하고 진행했습니다.)"

도로교통공단 마저 위험하다며 논의 불참을 선언한
광주 제2순환도로 지산나들목 진출로 공사가
어떻게 강행됐는지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이다현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교육 담당

"안녕하세요. 이다현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