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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약회사 직원, 의사집에 강도.. 현명한 가족 허술했던 경찰

(앵커)
제약회사 직원이 거래처 의사 집에 찾아가서 10억 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 준비는 치밀했지만 가족의 대처가 현명했고...경찰은 좀 어설펐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전직 제약회사 직원 34살 안 모씨가 복면을 하고 거래처 병원 의사인 48살 손 모씨 집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집 앞에서 사람들이 나오기를 기다린 강도 용의자 안씨.

(스탠드업)
범인은 피해자의 고등학교 아들이 등교를 하기 위해 이 현관문을 여는 순간 집안으로 들이 닥쳐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흉기를 휘두르며 10억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합니다.

(녹취)범행 당시 현장 녹취(음성변조)/
(강도)"아저씨 옷 뒤집어 써"
(피해자 엄마)"돈 얼마 줄까?"
(강도)"10억 주세요"

강도를 붙잡을 수 있었던 데는 부인의 도움이 컸습니다.

현관에서 남편과 아들이 강도와 뒤엉켜 몸싸움을 하는 동안 경찰에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도와달라고 신고했고 경찰이 테이저건을 쏘며 현장을 덮칠 때는 범인에게 소화기를 뿌렸습니다.

하지만 하마터면 큰 인명피해가 날 뻔 했습니다.

현관에서 몸싸움을 하는 긴박한 상황인데도 경찰이 인터폰으로 문을 열어달라며 경찰이 도착한 사실을 강도가 알 수 있게 한 겁니다.

(녹취)손 씨/강도 피해자(음성변조)
"강도는 지금 목에 칼들고 아들 머리에다 시너까지 뿌려났는데 시너통까지 들고 와서 불붙인다고 난리인데 계속 현관문 열어주세요 하고 비밀번호 몇 번이냐고 물어보는 소리가 다 들리는데"

안씨의 범행 동기는 생활고였습니다.

결혼과 출산이 이어졌지만 2년 전 제약회사 실직으로 빚이 1억원 이상 늘어나자 부부가 의사인 이 집을 범행대상으로 삼고 병원에 전화를 걸어 원장에게 설 선물을 보내겠다며 집 주소를 알아냈습니다.

(녹취)안 씨/강도 용의자
"범행을 하게 된 이유가 뭡니까?"
"죄송합니다."

경찰은 안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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