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2학년 학생들의 내신 시험 문제를 내면서
부교재로 삼지도 않았던 EBS 수능 교재를 그대로 베껴서
크게 논란이 됐었는데요.
같은 학교에서 또 논란이 터져나왔습니다.
시간 안배가 생명인 수학 미적분 과목에서
오류 문항이 많아
학생들이 시험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EBS 교재 베끼기 논란이 불거졌던
광주 북구의 한 고등학교.
지난 9일 치러진 2학년 수학 미적분 과목
기말고사와 관련해서도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시험이 치러지는 50분동안
총 세 차례에 걸쳐 문제 오류 정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적분 문항 수는 총 20개.
담당 교사는 시험이 시작되고 15분쯤 후,
문항 오류를 이유로 2번 문제를 수정했고,
그로부터 약 10분쯤 후 7번 문항을,
시험 종료를 약 15분 남기고는
12번 문항도 고쳤습니다.
한 문제 한 문제 풀어나가던 학생들이
이상함을 느껴 이의를 제기하면서
오류가 순차적으로 바로잡혔습니다.
광주시교육청과 학교 측엔
'오류가 있는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었다',
'다른 문제들도 제대로 풀 수 없었다'는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해당 학년 미적분 과목을 맡은 교사가
한 명뿐이다 보니
사전에 교차 검토가 없었던 상황.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재시험을 볼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출제 오류로 인해 생긴 혼란은
고스란히 학생들 몫으로 남게 됐습니다.
* ○○고등학교 교감 (음성변조)
"시간 안에 수정이 다 되어 있는 상태고, 그다음에 아이들이 똑같이 전부 다 수정이 되어 있는 상태거든요."
광주 지역 고등학교
재시험 문항 수는 해마다 250개가 넘습니다.
시험 도중에 문제를 바로잡는 경우가 있다는 걸 고려하면
오류가 난 채 학생들에게 전달된 문제의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걸로 보입니다.
EBS 교재 베끼기에 이어
시험 문항 무더기 정정까지.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박남기 /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혼자서 짧은 시간에 시험 문제를 내는 게 어렵기 때문에. 교육청 단위 아니면 지역 교육청 단위의 문제 은행도 시도해볼 수가 있습니다."
연달아 내신 시험 출제 논란이 일고 있는
학교 측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