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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보육사 1명이 평균 9명 맡아.."더 해주고 싶어도.."

(앵커)
아동 보호 체계 이대로 괜찮은가
연속 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방임과 가정폭력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시설의 보호를 받게 된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나려면
근본적으로는 평소 함께 지내는
보육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보육사 인력이
워낙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의 한 보육원.

보육사와 아이들이 둘러앉아 간식을 나눠먹습니다.

"담임선생님하고 통화한 거 이모가 말했지.
선생님이 구구단이랑 오답이 거의 없어가지고 너무 잘한다고..."

이 시설에는 49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보육사 한 명당 8명에서 9명씩 맡고 있습니다.

* 최혜진 /광주 00육아원 보육사
"눈에 들어올 정도는 되어야 되고, 그 아이한테 어느 정도 투자할 수 있는
시간 정도는 되어야 되니까. 더 줬으면 하는 것들도 있거든요."

보육사는 아동양육시설에서 부모 같은 역할을 합니다.

아동들의 현재 심리 상태에도
향후 정서적 자립에도 중요한 존재인데,
그 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행법에 따라 계산하면,
현재 광주에는 보육사가 270여 명 필요한데,
실제로는 10명에서 20명 정도 모자란 것으로 파악됩니다.

보육사 인력이 법정 인원에 못 미치는 겁니다.

이마저도 '3살에서 6살 아동 5명당 보육사 1명',
'7살 이상 7명당 보육사 1명' 등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얘기입니다.

* 권필환 '혜심원' 원장 /아동복지 37년 경력
"우리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돼요. 내 자식을, 7명을
엄마 혼자 돌보냐고요. 지금 2명도 많다고 그러는데."

아동의 나이는 물론 장애 등 다른 특성도
함께 고려해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광주 아동복지협회 자료에 따르면
보육원 아동 가운데 '느린 학습자'로 불리기도 하는
경계선 지능이나 ADHD 진단을 받은 아동의 수도 상당합니다.

* 정은강 /광주 아동복지협회 회장
"나이를 떠나서 아동들의 세심한 그런 부분들을 고려했을 때는
좀더 어려운 친구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많은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 않는가."

보육사가 부족한 환경의 여파는
보호 종료 이후까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 최평화 (보육사 경력) /광주 자립지원전담기관 팀장
"온전히 대화를 들어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게 현실이거든요.
보호 종료 이후에도 연락할 수 있는 관계 형성이 안 될 수밖에 없는 거죠."

보육사 인건비는 시비로 지급돼
지자체 상황에 따라 당장 인력 확충이 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

한편에선 더 깊은 교감을 바라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계속됩니다.

* 최평화 (보육사 경력) /광주 자립지원전담기관 팀장
"10명이면 7명은 이렇게 얘기했던 것 같아요. '저희하고 오래 있어 달라'고."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이다현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교육 담당

"안녕하세요. 이다현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