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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제주] 세계 유일 '제주 돌가마'‥사라질 위기

(앵커)
제주에서는 도자기 굽는 가마를  
흙이 아닌 현무암으로 쌓아 올려 
제주만의 독특한 옹기를 구워 왔는데요. 

세계적으로도 
이런 현무암 가마는 흔치 않아 
보존 가치가 높지만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제주문화방송 이소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밭 한 쪽 끝이 
잡목과 수풀로 우거져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자, 
성인 무릎 높이의 통로가 눈에 띕니다.

중간 부분은 허물어져 구멍이 나있고,
곳곳에는 항아리 파편 등이 나뒹굽니다.

제주 현무암으로 쌓아서 만든 돌가마인데, 
수 십 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가마터 바로 옆에는
이처럼 배수로가 
설치돼 있는데요.

물길이 지나면서 가마터 훼손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된 돌가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보호 울타리는 쳐져 있지만
30m가 넘는 돌가마는
천장의 80% 이상이 뚫려있습니다.

심지어 농로가 나면서
불을 때웠던 가마 입구는 잘려나갔고
울타리마저 가마 위에 박혀있습니다.

제주 돌가마는 
화산석으로 만들어져 불에 강하고, 
높은 열을 전달해 
도자기에 유약을 바르지 않아도  
빛을 내는 도자기를 만들어 냅니다.

제주에서는 6세기인 탐라국 시대에 
처음 축조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세계적으로도 현무암으로 만든 가마가 없어
2002년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 강창언 / 제주전통도예원장
"이러한 석요(돌가마)는 다른 전 세계 어느 곳도
발견되거나 보고된 예가 없습니다. 도자기 역사라던가,
요업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유적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사된 제주의 돌 가마터는 35곳.

이 가운데 4곳만 2002년과 2005년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추가된 곳이 없습니다. 

* 정문원 학예연구사  /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가치들을 판단하기 위한 학술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지정할 때 사유재산권 제한 등의 문제가 있어서
아직까지는 추가 지정이 추진되지 못했습니다."

제주만의 독특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제주 돌가마. 

문화유산으로 지키고 보호해야 하지만 
무관심 속에 언제 사라질지 모를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이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