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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데스크

병상 찾아 삼만리.."원스톱 서비스 필요"

(앵커)
3년 전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무고한
시민 5명을 살해한 안인득 사건 기억하십니까?

사건 이후 경찰이 정신질환자나
자살을 시도하는 시민들의
응급입원을 지원하는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담 병상이 없어
경찰관들이 매일같이 병실을 찾아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속옷만 입은 채
아파트 주차장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듣던 한 여성.

갑자기 계단 난간을 넘어
뛰어내리려고 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합니다.

또 다른 여성.

119구급차 안에서 자해를 하더니
갑자기 큰 소리를 지릅니다.

"어어어 왜 그래요 왜 이러시면 안 돼요.."

조현병 진단을 받았던 시민들이
난동을 피워 경찰이
응급입원을 결정한 영상입니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클 때
전문가 동의하에 72시간까지
강제입원 시킬 수 있는 제도입니다.

문제는 이들을 받아줄 병상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환자를 받겠다는 병원이 없어
경찰이 화순, 목포 등 전남에 있는 병원까지
가는 날이 허다합니다.

야간에는 첨단병원 등 4개 병원이
SOS정신의료기관으로 지정돼
요일별로 당직을 서고 있지만
병상을 찾는 게 주간보다 더 힘듭니다.

* 류흥열/광주경찰청 현장지원팀장
"병상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에 응급 입원을
시킬 수 없어 가장 애로사항이 있는데요.
특히 주말이나 야간 이런 경우에는 병상 확보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병원들이 환자를 받는 것을 꺼려하는 이유는
현실성 떨어지는
광주시의 야간 당직비 때문입니다.

광주시가 SOS정신의료기관에
평일 야간에는 18만원,
휴일에는 38만원 가량을 지급하는데
전문의와 간호사, 병상까지
마련해야 하는 병원 입장에선
비용이 턱없이 적습니다.

또 환자들이 난동을 부릴 가능성도 높아
꺼리는 기류도 있습니다.

광주시가 거점병원 1곳을 지정해
6억 5천만원 가량의 예산을 지급하려고 했지만
이런 이유들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최근 광주시와 병원들이
MOU를 통해 급성 정실질환자에 대한
위기 상황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 임진석/광주시 건강정책과장
"정신 응급 대응 체계는 환자 본인 건강뿐만 아니라
우리 시민들의 안전과 인권의 문제와도 직결됩니다.
그래서 이제 저희 시에서는 앞으로 촘촘하게
관계 기관과 협력해서..."

정부에서 병상 현황과 응급입원,
치료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지정하려고 하고 있지만
광주 전남지역엔 아직 한군데도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신건강과 자살상담 건수가
광주에서만 한 해 2만 건 가까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송정근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주말뉴스데스크 앵커

"당신의 목소리를 먼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