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건보 고객센터노조 '파업하는 이유'1

김철원 기자 입력 2021-05-14 20:20:00 수정 2021-05-14 20:20:00 조회수 0

(앵커)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원들이
석달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혹한 노동환경 개선과 함께
자신들의 고용을 용역회사가 아닌
건강보험공단이 직접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무엇이 쟁점인지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강보험공단 광주고객센터에서 11년째 일하고 있는 이 상담사는 5년 전 아들이 수족구로 아팠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서러운 마음이 듭니다.

예고없는 연차휴가를 썼을 경우 팀원들이 함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자체규정 탓에 아픈 아이를 사무실까지 데리고 와 일을 해야 했습니다.

(인터뷰)방울이(건강보험공단 광주고객센터 상담사)
"저는 옆에 앉아 있고 밑에 의자보이시죠. 밑에 아이를 눕혀 놓고 있었어요. 옆에서 애기는 보채는데 전화는 빨리 빨리 받으라고 재촉을 하지 ... 애기가 우는데도 움직이지도 못하고"

상담사 정윤지씨는 민원인과의 통화를 2분 30초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센터의 자체 기준이 너무나 큰 스트레스입니다.

민원인에게 좀 더 상세히 여유있게 상담할 수 있는데도 2분 30초 안에 전화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인터뷰)정윤지(건강보험공단 광주고객센터 상담사)
"전화하시는 분들 중에 생활이 어렵고 이런 분들이 많잖아요. 그런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혜택을 주는 게 공공성 확보인데 내가 좀 이익을 얻자고 그런 분들한테 이런 안내를 못해줬구나 이런 마음이 되게 불편했어요"

광주센터 등 전국 11개 지회가 포함된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지부는 지난 2월부터 넉달째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외주업체를 통해 상담사들을
간접고용하다보니 최대한 많은 통화가 목표인
실적경쟁에 내몰리게 돼 노동환경이 가혹해졌다며 건강보험공단이 상담사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겁니다.

(인터뷰)이연화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광주지회장
"매시간 매 분, 매초마다 감시를 하는 것이고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도 매번 감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사실 사람이 사는 게 아니거든요. (지금도요?) 네 지금도 그렇습니다"

(c)이런 노조의 주장에 대해 광주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외주업체는 서면 답변을 통해 2분 30초 통화 기준은 "효율적 상담을 위해 통화 기준을 정한 것"이고 "휴가사용을 못하게 하거나 감시를 한다는 것은 노동조합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반박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영화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주 일요일 아침 '윤근수의 시사본색' 시간에 보다 자세히 소개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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