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오늘(9)은 569돌을 맞은 한글날입니다.
집안이 어려워서, 부모님이 반대해서..
이런 저런 사정으로 글을 배우지 못한
어르신들의 한글교실을
권남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VCR▶
◀ EFFECT ▶
("지글지글 짝짝 보글보글 짝짝..")
한적한 마을에서 들려오는 동요 소리.
노인정 안으로 들어가 보니 할머니들의 율동이 한창입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자
떨리는 손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갑니다.
글씨는 삐뚤빼뚤, 틀린 글자에 쑥스럽게 웃기도
하지만, 열정만큼은 어느 교실 못지않습니다.
◀ 김정엽, 76살 ▶(PIP)
"저 글자는 아는데 이 글자는 몰라..그랬는데, 지금은 다 읽을 수 있고 텔레비전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평균 나이 78살.
처음엔 이름 쓰기도 어려웠던 할머니 14명이
한글을 배운지 이제 4년이 지났습니다.
사우디에 있는 아들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썼고
손주들에게는 자신 있게 동화책을 읽어줍니다.
◀ 권분남, 85살 ▶(PIP)
"며느리가 (편지를) 붙였다고 해요..받침이 틀려도 좋아하고 야단이지.."
◀ 노규남, 77살 ▶(PIP)
"(손주들이) 지금이면 충분히 선생님하고 남았을 거라고 그래요. 그렇지, 나 선생님 할 수 있어."
우리나라 70대 여성 10명 중 3명은
문맹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한국 사회에서 가장 배우지 못했던 세대.
할머니들이 쓴 한 글자 한 글자에는
그네들 인생만큼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MBC뉴스 권남기입니다.◀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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