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페셜 [한걸음 더]

수도 검침원 중노동2 - 20년만에 할당량 2배

남궁욱 기자 입력 2019-01-23 08:48:16 수정 2019-01-23 08:48:16 조회수 2

(앵커)
수도 검침원들의 노동 강도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어제 보도해드렸는데요.

왜 이렇게 업무량이 많은가 봤더니
외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력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도 남궁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5년째 수도 검침원으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지난해 당했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서럽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코뼈와 이빨이
부러졌는데도 수도검침에 나서야 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직원에게 부탁을 하려 해도
일이 워낙 고되 부탁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A씨/수도 검침원
"더 치료를 받아야 해요. 의사 선생님도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제 일을 제가 안 하면 동료가 더 힘들게 일해야 하기 때문에(퇴원하고 일했습니다)"

남의 집에 들어가 검침을 하다보면
도둑으로 오인받거나 개에게 물리는 일도
있지만 그조차 신경쓸 겨를이 없는 건
할당량을 채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탠드업)
검침원들이 수도 계량기를 확인하려면 이렇게 무거운 철판을 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침원들의 일이 원래부터
이렇게 많았던 건 아닙니다.

(C.G.)20년 전 수도검침원의 한 달 할당량은
1천 5백가구로 지금의 절반가량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외환위기 여파로
지난 2000년부터 업무가 외주화되면서
인력이 감축돼 할당량이 한 때
2천 8백가구까지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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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신분은 안정화됐다지만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습니다.

(인터뷰)B씨/수도 검침원(32년차)
"많이 걸을 때가 3만 몇 천보, 3만 보는 보통이고 (만보기에) 6만 보까지 체크가 될 때도 있습니다."

하루 2백에서 3백가구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동거리가 20킬로미터를 훌쩍 넘기기 일쑤입니다.

그러다보니 하지정맥류와 족저근막염 등과
같은 질병을 늘 끼고 살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문길주/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이런 것들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은거죠. 실태조사도 어디를 검침하고 (업무량이 얼마나 되는지) 이런 것도 안 되어 있어요"

검침원들의 노동강도가 살인적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업무 진단을 통해 필요하면 인력충원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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