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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미세먼지 사태5 - 사라진 '바람길..도심 미세먼지 축적 부추겨

우종훈 기자 입력 2019-03-07 08:43:04 수정 2019-03-07 08:43:04 조회수 3

(앵커)
대기를 뿌옇게 뒤덮었던 먼지가
이제야 조금 걷혔습니다.

지긋지긋했던 미세먼지를 몰아낸 건
바람과 기류였는데요.

도시에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바람길'을 만드는 방안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세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무등산 능선이 오랜만에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광주는 지난달 28일부터 무려 8일 동안이나
미세먼지에 갇혀 있었습니다.

(인터뷰)최금태/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마스크도 쓰면 숨쉬기도 그렇고 안 좋은데, 그래도 나이 먹어서 한 번씩 운동을 해야만 건강 유지를 할 것 같기도 해서 (나왔습니다.)"

미세먼지는 광주전남 전역을 오염시켰지만
노출된 정도는 지역마다 달랐습니다.

(CG)여수 등 전남 동부권은
광주보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시간이
30시간 가까이 적었고
광주보다 중국에 더 가까이에 있는
전남 서부권도 광주보다
미세먼지 노출 시간이 적었습니다.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한 것일까.

대도시인 광주도심의 각종 구조물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CG)도심의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가 방출하는 복사열 때문에 차가운 공기가 도심 아래로 깔리면서 거대한 먼지지붕이 만들어져
대기순환이 더 힘들어졌다는 겁니다.//

(인터뷰)오병철/국제기후환경센터 정책연구팀 책임연구원
"(도심 하층부 공기가) 차갑다는 것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잘 안 움직여요, 공기 자체가. 거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것을 (뜨거운 공기가) 위에서 딱 누르고 있는 상황이에요. 먼지가 나와서 조금 올라가더라도 뜨거운 공기가 있으면 막혀버리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도심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바람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환경단체들이
제안하고 있는 바람길은
원래는 여름철 도심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대안으로 제시된 개념입니다.

고층건물을 무분별하게 올리는 대신
계획성 있게 구조물을 짓고
공원 등의 녹색지대를 최대한 확보해
거대한 바람이 지나다닐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이 '바람길'이
봄과 겨울에는 미세먼지를 날릴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전화인터뷰)박석봉/광주대학교 명예교수
"'바람길'이 있어서 외부의 맑은 공기가 시내에 오염된 공기를 외부로 확산시켜줄 수 있다면 굉장히 (오염물질 저감에) 효과적이거든요. 그것이 '바람길'의 효과라고 우리는 늘 말하고 있는데.."

국제기후센터에서 지난 2017년 만든
바람길 시뮬레이션 연구입니다.

(CG)여름철 광주시 바람의 이동을 관측한 결과
고층 빌딩이 밀집한 용봉동과 쌍촌동에서
바람의 세기를 나타내는 화살표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탠드업)
"전문가들은 광주천과 무등산에서 발생하는 바람의 이동이 천변에 들어선 아파트 등에 의해 막히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언제 다시 공습해올 지 모르는 미세먼지 사태.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응보다
광주지역에 걸맞는 보다 근본적
대책 마련을 시민들은 주문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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