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페셜 [한걸음 더]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취지와 무색하게 운영"

남궁욱 기자 입력 2020-01-10 20:20:00 수정 2020-01-10 20:20:00 조회수 1

(앵커)
조선대병원이 운영을 포기하면서
지난해 말 문을 닫은
광주 근로자건강센터가
오는 3월에 다시 문을 엽니다.

새로운 수탁기관을 찾은 건
그나마 다행인데
센터 직원들이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서비스 차질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남궁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로건설 현장에서 안전관리업무를 하고 있는
김재웅 씨.

자기 앞에서 다치거나 세상을 떠나는 동료들을 보다보니 안전관리자로서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이런 김 씨가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곳이 광주근로자건강센터입니다.

무엇보다 1년 가까이 자신을 전담으로 상담해준
센터 직원의 덕택이 컸다고 이야기 합니다.

(인터뷰)김재웅/건설현장 안전관리자
"친했던 아니면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다치는 게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트라우마가 생겨서(그만뒀었는데) 상담을 하면서 다시 직장을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를 잘 알고 맞춤 상담을 해주던 센터 직원들을 올해부턴 못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올해 새롭게 센터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이 기존에 일하던 직원들을 고용하지 않고, 공개 채용으로 직원들을 뽑을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녹취)근로복지공단 관계자(음성변조)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련해서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다른 공공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부위원들 참여시켜서(공개채용 해야합니다)"

공개채용을 거쳐 기존 직원들이 채용 된다 하더라도 1년씩 계약하는 기간직 근로자여서 지속적인 상담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재웅/건설현장 안전관리자
"선생님도 노하우가 쌓였을 텐데 새로운 선생님이 와서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것은 근로자센터의 취지가 근로자들 보호해 주기 위한 것인데 취지와 어긋나는 것 같아요"

센터 직원들은 위탁기관인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센터 수탁기관과 단기간으로 계약하는 형태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3년 단위로 위수탁계약이 이뤄지다보니 수탁기관이 직원들을 단기직 형태로 고용 할 수밖에 없다는겁니다.

(인터뷰)전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직원(음성변조)
"3년 이내에 점수를 못 받으면 매년 평가를 해서 C나 D 최하위등급을 두 번 연속 받으면 자동 탈락이다 보니 (정규직 형태로) 운영을 할 수 없어요. 구조적인 문제죠."

이에대해 산업안전보건공단은 3년 단위 계약은센터를 부실하게 운영하는 기관을 막기 위한 것이고, 직원들의 고용 형태는 수탁 기관의
책임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말 위탁기간 종료로 문을 닫은
광주 근로자건강센터는
오는 3월에 석달 만에 다시 문을 엽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불안한 고용 여건과
이로 인한 근로자 건강 관리의 단절은
되풀이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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