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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의 굴레④입원환자 가족 평생 병원에서

남궁욱 기자 입력 2020-01-22 20:20:00 수정 2020-01-22 20:20:00 조회수 0

(앵커)
간병 가족들의 이야기.

오늘은 병원에 장기간 입원한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가족들은 비싼 간병비 때문에
오랜 세월을 병원에서 먹고자며
간병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궁 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3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A씨.

전신이 마비됐고, 몸에 꽂힌 수액과 의료 기기 없이는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A씨가 병원에 눠있는 시간만큼 그의 아내도 병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매시간마다 A씨의 자세를 바꿔주고, 대소변을 받아내는 건 모두 아내의 몫입니다.

(인터뷰)김00(전신마비 환자 부인)
"체위(변경)를 2시간에 한번씩 해요. 욕창 때문에요."

사설 간병인을 고용해 며칠 쉬고 싶어도 하루 10만원이 넘는 간병비 때문에 그럴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김00(전신마비 환자 부인)
"제가 쉬고 싶을 때 한 이틀이라도 정부에서 조금만 사람(간병인)을 보내주셨으면 그게 좋겠고요. 제가 더 무엇을 바라겠어요."

정부는 입원환자 가족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3년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하루 2만원 정도만 내면 보호자 없이도 병원에서 간호와 간병을 모두 받을 수 있다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통합병동에 입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김 씨 남편처럼 장기간 입원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를 위한 병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투명CG)
통합병동 병상의 90% 이상이 질병이 막 발생한 환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급성기 병상이고, 나머지 병상도 발병한 지 2년까지만 입원이 가능합니다.

(녹취)건강보험공단 관계자(음성변조)
"발병일로부터 2년이 넘지 않아야 합니다. 통합병동에 들어올 수 있는 환자들은요. (2년 넘은 환자는)전문 재활치료해봤자 효과가 없는 환자들이기 때문이죠"

전신마비 환자같이 1:1 간병이 필요한 환자들도
입원하기 어렵습니다.

통합병동의 간호인력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의 수가 5명에서 7명정도 이다보니 이런 환자들 간병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00(전신마비 환자 부인)
"와상환자는요 거기(통합병동)하고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1:1(간병)이 안되죠. 거기는 일주일있다 가시고(퇴원하고) 10일 있다가 가시고 우리같은 (장기입원)사람은 해당이 없어요.

현재 통합병동 병상수는 전체 의료기관 병상의 18% 수준.

정부는 2022년까지 통합병동 병상을 10만개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지만, 장기 입원 환자들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녹취)보건복지부 관계자(음성변조)
"단계적으로 가야하는데 지금 현재 급성기병원 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도 아직 10만병상이 정착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간병지원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장기 입원 환자의 가족들은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늘도 24시간을 병원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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