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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돈 못 받았다 했는데".. 외면한 공공기관

조희원 기자 입력 2020-03-26 20:20:00 수정 2020-03-26 20:20:00 조회수 0

◀ANC▶
일한 대가를 제때 주지 않는
임금체불 문제는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이죠.

그런데 이게 이주노동자들에게
유독 심합니다.

심지어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VCR▶

지난 2018년 착공한 전남도립미술관.

이곳에서 일했던
카자흐스탄 노동자 8명은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몇 달만 참으라며
지급 기일을 미룬 게 벌써 네 번째입니다.

◀INT▶ (2분)
"한 달 끝나면 15일에 주기로 했었어요. (몇 번 받으셨어요?) 한 달. (한 번? 작년 한 번만 돈을 받고 그 뒤로는 돈을 못 받으신 거예요?) 네, 네."

받지 못한 임금은 한 사람당 수백만 원.

당장 월세 낼 돈도 없는 노동자들은
매일 새벽 일용직 인력사무소에 나갑니다.

◀INT▶ (13분)
"저것 때문에 인력소 갔다 와요. (또 다른 일자리를 구하셔야 하는 거구나.) 네."

같은 해 착공한
호남권 첫 호국보훈기념관 공사현장
베트남 노동자 8명도
2년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소하겠다는 말을 꺼내자
이달 말까지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임금은 당초 약속보다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안 받는 것보다는 낫다 싶어
결국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INT▶ (7분, 9분)
"사장님, 이번 주 보내. 계속 이번 주. 거짓말. A 반장, 다 보냈어요. 베트남 팀장, 다 안 받았어요. 이것 다 조금 부족해. 안 보내요."

이주노동자들은 인권 단체를 통해
공사를 발주한 전라남도와 보훈처에
여러 차례 임금체불을 신고했지만,

기관은 이미 계약금을 지급했다며
원하청업체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고 합니다.

◀INT▶ 양현성
"전화를 해서 물어봤더니 이상 없이 우리는 다 지급했으니까 그쪽 회사에서 처리할 것이다. 지급이 됐는지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건 하지 않고 원청하고만 계약해서 지급했다고 얘기하면 그 이하의 모든 근로자들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어야 되나.."

(S/U) 공공기관이 불법을 묵인하는 사이
이주노동자들의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이 건물들은 올해 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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