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동을 신속하게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즉각 분리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가해자가 부모이다 보니
생필품조차 없이 쫓겨나듯 분리된 아동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는 게 현실입니다.
대전문화방송 김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월 말, 태어나자마자 과호흡으로
대전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소망이.
친모는 소망이를 유기한 채 달아났고
아기는 생후 보름도 안 돼 아동복지시설에
맡겨졌습니다.
* 이정자/구세군대전혜생원 원장
"선생님이 자기 아이가 쓰고 있는 그 싸개를 가지고
아이를 싸서 여기를 오게 됐어요.
그리고 달랑 옷 한 벌 가지고 왔는데
없는 거죠, 아무것도"
시설에 있는 아이 33명 중 6명은
신체나 정서적 폭력, 방임, 유기 등
학대 피해 아동입니다.
문제는 아동 학대의 83% 이상이
가해자가 부모이기 때문에,
아동들은 속옷 등 기초 생필품도 없이
입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임시 보호를 받는 학대 피해 아동에게
나오는 정부지원금은 하루 만 8천 원.
아픈 아이의 병원비까지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 임채홍/대전지검 수사관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치료비가 공적 지원이 없었던 겁니다.
저희는 다른 기관에 분명히 어떤 제도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물론 학대 피해자들은 검찰청 내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해 대전 아동학대 사건은 625건으로
전년보다 60% 넘게 증가했지만,
대전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학대 피해 아동에게 경제적 지원을
한 경우는 현재까지 단 6건에 불과합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이기 때문에
법정 대리인이 신청해야 하고
또 가해자인 부모에게 지원금이 돌아갈
우려가 있어 소극적으로 운영한 탓입니다.
* 황정환/대전지검 수사관
"자기 스스로 피해자가 구제받기 위한
제도적 신청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혜택이
가해자 쪽으로 돌아가면 안 되기 때문에."
대전지검은 최근 직권으로 피해 아동
20명에게 4700만 원을 지원하는 한편,
사각지대에 있는 학대 피해 아동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김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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