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세는 데 1억, 아무도 안 보는 알림판에 1억

김철원 기자 입력 2023-07-10 07:52:28 수정 2023-07-10 07:52:28 조회수 1

(앵커)

이른바 '스마트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수영구가 구 곳곳에 방역 기계와 알림서비스판 등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엉뚱한 데서

모기 개체수를 세거나 아무도

이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억대 예산만 낭비했단 지적이 나옵니다.



부산문화방송 조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영사적공원 인근 주택가.



작은 화단 안에 기계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2년 전 수영구청이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로 설치한

스마트 방역 장비입니다.



거창한 이름의 이 기계는

모기 숫자를 세는 장비입니다.



공원 근처에 넉 대를 설치했는데

투입된 예산만 1억 원이 넘습니다.


공원 일대에는 현재

모기측정기 4대가 설치돼 있는데요.

문제는 이 인근이 평소 모기가 많아 민원이 잦았다거나,
그런 방역 취약지역도 아니란 점입니다.


"도심재생 구역 안에 사업지를 선정해서...

노인 인구도 많고."



방역 기초 데이터로 활용하기도 어려운 데다

부산시에서 발표해 온 모기 개체수 통계와도

중복됩니다.



* 수영구 관계자

"(국토교통부) 사업을 잘 받아서 하긴 했는데,

효용성이라든지 이런 건 없었죠."



이 기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돈만

매달 170만 원, 연간 천7백여만 원이 듭니다.



국고보조금을 받은 사업이라,

2025년까진 어쩔 수 없이

유지해야 하는데,



구청은 이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계를 아예 꺼두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 수영구 관계자

"유지보수계약을 더 이상 안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돈을 들여서 식물인간 상태로 (기능) 유지만 할 것이냐,
아니면 그냥 인공호흡기를 뗄 것이냐의 차이죠."



비슷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1억 천500만 원을 들인

이 미세먼지 알림 서비스도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 인근 주민

"이 도로는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 요즘은

다 휴대폰으로 볼 수 있어서 차라리 저걸 설치할 돈이면
카메라 설치해서 위험한 거 더 잡아주는,
그런 걸 해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모기 세는 이 장비의 사업명은

'생활밀착형 스마트 방역 서비스'입니다.



'생활 밀착'이라기엔

주민들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고,

'스마트'와는 매우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MBC뉴스 조민희입니다.



#스마트 #도시재생 #모기 #방역 #생활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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