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 들고 위협" 악성 민원에 '웨어러블 캠'

김철원 기자 입력 2023-08-01 07:36:53 수정 2023-08-01 07:36:53 조회수 4

(앵커)

큰소리를 치는 것도 모자라

물건을 던지고, 몸을 밀치거나 때리는 등

요즘 지자체 민원실은

악성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람처럼 대해달라'



이런 호소까지 나오고 있는데,

몸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근무하는 공무원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구문화방송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한 민원인.



공무원을 향해 삿대질하며 큰소리를 치더니

여권을 내던지고 급기야 얼굴에 손찌검합니다.



민원 응대 공무원들은

폭언과 폭행, 심지어 흉기 난동까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며 불안을 호소합니다.



* 악성 민원 피해공무원(음성변조)

"제일 무서운 게 가끔가다가 위협하신다고

집에 있는 망치라든지 그리고 셔터라든지

뭐 내리실 때 (사용하는) 쇠막대기 같은 걸로 위협을 하시는데…"



악성 민원은 2018년 3만 4천여 건에서

2021년 5만 천여 건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30대 이하

공무원 조합원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25%가 악성 민원 때문에

죽고 싶었던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악성 민원에 골머리를 앓는 지자체에서는

몸에 부착하는 휴대용 촬영 장비까지 도입하고 있습니다.


'웨어러블 캠'은 목에 걸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버튼을 누르면 영상 촬영과 녹음이 시작됩니다.



인권 등을 고려해 민원인이
폭언이나 폭행을 하면 미리 경고하고 촬영합니다.


"선생님께서 폭언하시면 촬영, 녹음 시작하겠습니다."



카메라까지 동원한 악성 민원 대책에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와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엇갈립니다.



* 김수경/대구 중구

"요즘 워낙 이상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거 좋다고 생각합니다..
미리 방지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 최영율/대구 수성구

"(악성 민원인이) '아니 나는 동의 못 한다.' 그러면
그것 때문에 또 민원인하고 또 싸울 경우가 발생하지 않겠나."



휴대용 카메라는 대구에서 군위를 제외한

8개 구·군에서 도입했습니다.



* 악성 민원 피해공무원(음성변조)

"좋으신 분들도 많거든요. 같이 일을 하다가 만나면
되게 고맙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많고..
조금만 조금 진짜 조금만, 사람처럼 대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도를 넘은 악성 민원에서 안전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공무원과 민원인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먼저 정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MBC뉴스 변예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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