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야생 동물 관리 사각지대, 사실상 방치

김철원 기자 입력 2023-08-18 07:53:03 수정 2023-08-18 07:53:03 조회수 0

(앵커)

얼마전 경북 고령의 사설 목장에서 암사자가

탈출했다가 사살된 아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울산에서도

반달가슴곰이 탈출해 사살당하는 등

대형 야생 동물이 관리·감독 부실로

사실상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육을 포기하더라도 이 동물들은

받아줄 적당한 시설도 없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대구문화방송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4일, 경북 고령의 사설 목장에서

암사자 한 마리가 탈출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에게는 긴급 재난안전문자가

발송됐습니다.



불과 300미터 떨어진 캠핑장에 있던

야영객 70여 명은 황급히 면사무소로

몸을 피했습니다.



사자는 사살됐지만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울산시의 한 무허가 곰 사육농장에서
곰을 키우던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반달가슴곰 3마리는 사살됐습니다.



이런 위험한 대형 야생 동물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목장 시설에 대한 정기 점검은
통상적으로 1년에 1회가량 이루어졌습니다.



*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맹수류를 사육하는 데 기준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동안 너무 허술했기 때문에 관리 기준도 같이 허술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서 탈출 사건도 빈번하게 나는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곰 사육농장은 2020년 미등록 시설로 고발돼

벌금을 냈지만 사고 당시까지 몰수 등 조치는 없었습니다.



개인이 사육을 포기하겠다 나서도

대형 야생 동물은 오갈 데가 없습니다.



환경 당국은 적당한 시설이 없어서, 동물원은 기존 동물과의 합사 문제 등으로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고령 사설 목장 주인

"대구환경청에서도 어떻게 안 되고.. 그래서 돈 들여서
사료 주고 먹이 주고 이렇게 보호하고 있는 차원이었습니다."



올해 말, 야생동물 보호시설이 건립되지만

이마저도 너구리 등 작은 포유류 위주입니다.



*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작은 포유류들 위주로 지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이게 대형 동물들을 위한 시설이 돼버리면,
예를 들면 지금 우리가 400마리로 하는데 한 40마리밖에 못 받아요."



대형 야생 동물 보호 시설과 동물의 습성을

고려한 사육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집니다.



* 최인수/동물권 행동 카라 정책기획팀

"환경부가 주도적으로 좀 확충을 해줘야 되는 거고..
동물의 평소 생태적 습성을 최대한 충족해 줄 수 있는
그런 사육 환경 마련이 돼야 된다는 거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대형 야생 동물

안전 관리 강화와 함께 보호 대책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변예주입니다.



#야생동물 #관리 #감독 #사각지대 #보호대책 #대형동물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