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전 경북 고령의 사설 목장에서 암사자가
탈출했다가 사살된 아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울산에서도
반달가슴곰이 탈출해 사살당하는 등
대형 야생 동물이 관리·감독 부실로
사실상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육을 포기하더라도 이 동물들은
받아줄 적당한 시설도 없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대구문화방송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4일, 경북 고령의 사설 목장에서
암사자 한 마리가 탈출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에게는 긴급 재난안전문자가
발송됐습니다.
불과 300미터 떨어진 캠핑장에 있던
야영객 70여 명은 황급히 면사무소로
몸을 피했습니다.
사자는 사살됐지만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울산시의 한 무허가 곰 사육농장에서
곰을 키우던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반달가슴곰 3마리는 사살됐습니다.
이런 위험한 대형 야생 동물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목장 시설에 대한 정기 점검은
통상적으로 1년에 1회가량 이루어졌습니다.
*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맹수류를 사육하는 데 기준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동안 너무 허술했기 때문에 관리 기준도 같이 허술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서 탈출 사건도 빈번하게 나는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곰 사육농장은 2020년 미등록 시설로 고발돼
벌금을 냈지만 사고 당시까지 몰수 등 조치는 없었습니다.
개인이 사육을 포기하겠다 나서도
대형 야생 동물은 오갈 데가 없습니다.
환경 당국은 적당한 시설이 없어서, 동물원은 기존 동물과의 합사 문제 등으로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고령 사설 목장 주인
"대구환경청에서도 어떻게 안 되고.. 그래서 돈 들여서
사료 주고 먹이 주고 이렇게 보호하고 있는 차원이었습니다."
올해 말, 야생동물 보호시설이 건립되지만
이마저도 너구리 등 작은 포유류 위주입니다.
*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작은 포유류들 위주로 지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이게 대형 동물들을 위한 시설이 돼버리면,
예를 들면 지금 우리가 400마리로 하는데 한 40마리밖에 못 받아요."
대형 야생 동물 보호 시설과 동물의 습성을
고려한 사육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집니다.
* 최인수/동물권 행동 카라 정책기획팀
"환경부가 주도적으로 좀 확충을 해줘야 되는 거고..
동물의 평소 생태적 습성을 최대한 충족해 줄 수 있는
그런 사육 환경 마련이 돼야 된다는 거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대형 야생 동물
안전 관리 강화와 함께 보호 대책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변예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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