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깜깜한 농업의 미래 ① 젊은 농업인 사라진다…농사 시작도 지속도 어려워

김초롱 기자 입력 2023-11-14 18:43:33 수정 2023-11-14 18:43:33 조회수 7

(앵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은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의 식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젊은 농업인은 줄고,  보조금에 의존하게 된 농가가 많아,
좋은 농산물 생산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듭니다.

광주MBC는 이러한 농업 현실을 돌아보고
대안을 고민하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청년 농업인들이 없는 농촌현실을 김초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나주 동강면의 한 농촌 마을입니다.
 

주민 130여 명 중 절반이 65살 이상의 고령입니다. 

갈수록 마을 인구는 줄고, 청년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 정정남 / 마을 주민 (76살)
"젊은 사람들이 있어야 퍼뜩퍼뜩 어디 가기도 하고 오기도 한데,
젊은 사람들이 없는데. 
그리고 노인들도 다 가버리고 없어요.“

농가 고령화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국 고령농 비율은 2013년 약 56%에서 
2022년 약 76%로, 10년새 20%p가 증가했습니다. 

반면, 청장년 농가는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중대농이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10% 미만으로 줄면서 가장 낮아졌고,
소규모 농가는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청장년 농업인 수가 늘어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농촌 사람들이 외지인에게 땅이나 집을 
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역 연고가 없는 청장년에겐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여기에, 농지 값이 최근 10년간 연평균 약 8% 올랐고, 
시설과 장비 등 초기 자본이 많이 드는 데다,  
수익을 내기까지 수년간 빚을 견뎌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 유찬희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기술센터에서도 모든 품목 농사를 다 가르쳐주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기술 습득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
보통 농사를 처음 시작해서 그래도 한 돈 1천만 원, 2천만 원 벌려면 
대략 3년에서 5년 정도 걸립니다."

이렇게 어렵게 농업을 시작해도, 농촌 정착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10년가량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청년 농업인 임정아 씨는
자녀 양육이 큰 고민이라고 말합니다. 

* 임정아 / 나주 버섯 농가 (37살)
"막상 와서 (아이를) 키워보시다 보면 다시 (도시로) 돌아가세요.
주말이나 방학 때 농사일이 겹쳐요. 그러면 아이들은 방치되는 거예요.
그런 것에 대한 인프라(기반시설)나 뭔가 지원이 (필요하다)"

젊은 층이 농업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고,
농촌의 교육과 의료, 문화 시설 등 
생활 기반마저 열악한 상황.

이미 오래전 예견된 문제였음에도 돌파구를 찾지 못해,
지역소멸은 물론 우리 농업의 미래도 암담한 현실입니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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