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선 '못'누리는 문화누리카드

입력 2023-12-05 16:49:19 수정 2023-12-05 16:49:19 조회수 10

(앵커)
취약계층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정부는 바우처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문화누리카드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문화 예술 여행 체육 분야에서 
1년에 11만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 넉넉한 금액은 아닌데 이마저도 
농촌에선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주문화방송 유주성 기자입니다. 

(기자)
원주 문막에 거주하는 문화취약계층 
김세환 씨는 5년 동안 문화누리카드를 써왔습니다.

1년이라는 사용기한을 두고 
문화예술·여행·체육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급되는 바우처는 11만원 남짓이지만,
다 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농촌에선 마땅히 바우처를 쓸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 김세환/문화누리카드 사용자
"그전에는 여기 뒤에서 (버스)매표를 했고,
이 매표소가 없어진 다음에는 아까 그 구멍가게에서
매표를 했는데 어떤 일인지 또 없어졌어요.
문화누리카드는 안 돼요"

인근 매표소가 없어지면서 그나마 쉽게
자주 사용했던 
시외나 고속버스표 구입까지 
차단되면서 문막에서 문화누리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은 8곳만 남았습니다.

이마저도 승마클럽이나, 렌터카, 
자전거 판매점 등 11만원짜리 바우처로 
이용하기엔 가격이 부담스럽고, 
접근성도 떨어집니다.

* 김진영/문화누리카드 가맹점
"누리카드는 별로 못 봤습니다.
(가맹점이 된 지)한 2년 정도 됐어요"

애초에 사용처를 알기도 어렵고,
엉뚱한 곳을 안내 받기도 합니다.  

노령층이 접근하기 어려운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사용처를 안내하고 있는데, 이렇게 이미 폐쇄된 역을
목록에 올려두기도 했습니다. 

사용처 수 뻥튀기도 심각합니다.

문막에는 11곳의 사용처가 목록에 올라왔는데,
중복 등록, 폐업 업체를 빼면 8곳에서만 
문화누리카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원주에선 268곳 중 
실제 사용이 가능한 곳은 214곳 뿐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용률은 저조합니다.

원주 지역 문화누리카드 바우처 발급 규모는
19억 8715만원, 사용률은 75%로 이대로라면 
연말에 약 5억원에 달하는 바우처가 사라집니다. 

매해 쓰지 못한 바우처가 소멸되는 일이 반복되자
문화누리카드 사업을 주관하는 문화재단 같은 기관들은
임시방편으로 한 꺼번에 바우처를 소진할 수 있는
연말 행사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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