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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불가"‥지역 응급의료 '제자리'

유민호 기자 입력 2024-07-11 14:36:27 수정 2024-07-11 16:31:21 조회수 74

(앵커)
최근 여수산단의 한 부두에서
끼임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경기도 시흥에서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

응급처치와 초기 진료가 이뤄졌지만,
지역에 수술할 병원이 없어 
6시간 만에 수술 가능한 병원으로 옮겨진 겁니다.

유민호 기자입니다. 

(기자)
2013년 여수산단 대림산업 폭발사고.

모두 6명이 숨지고, 11명이 큰 화상을 당했습니다.

노동자 3명은 15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서울의 화상전문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노동자도 광주 등에서 긴 치료를 받았습니다.

* 문진목 / 화상 피해 노동자 (광주 치료)
"정신이 없었죠. 1시간가량 있다가 구출됐으니까. (여수) 제일병원에서
응급처치를 해서 광주까지 가는데 아마 밤 12시 넘어서 도착했을 거예요."

10년 뒤 의료 현실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달 초 여수산단의 한 부두에서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여수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수술대에 오를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가까운 대구와 
광주에서도 환자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 여수 A병원 관계자 
"사실 수지접합할 수 있는 병원이 전국에 
몇 군데 없고 (가까운 병원도) 다 수술 중이어서."

결국 사고 발생 6시간 만에
경기도 시흥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음 날 접합, 이후 절단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제때 치료와 수술이 되지 않아
상태가 더 나빠졌다는 지적입니다.

* 문길주 / 전남노동권익센터장
"절단 사고나, 협착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이거에 대한 수술이나 
치료 방법이 현재 광주·전남에는 없다는 겁니다. 이 골든타임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신체 기능을 잃어서 장애가 남는다."

실제 순천의 4대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은
10.7%로 전국에서 최고 수준입니다. 

일단 순천에서 응급처치와 진단을 받고
다른 지역 대형병원으로 옮기는 일이 잦다는 뜻입니다.

산단과 위험시설이 밀집한 전남 동부권.

노동계와 지역 사회는 산재 전문병원과
의대, 대학병원 설립을 꾸준히 주장했지만,
10년 넘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MBC 뉴스 유민호입니다. 


#수술 #불가 #응급의료 #여수산단 #응급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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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호
유민호 you@ysmbc.co.kr

순천 일반사회 및 사건사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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