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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임자도 '핏빛 역사'.. 유해발굴 개토제 열려

신광하 기자 입력 2024-07-17 17:52:42 수정 2024-07-17 18:46:40 조회수 93

(앵커)
한국전쟁 기간이던 지난 1950년 10월 
서남해의 섬 임자도에서는 
공권력이 아닌 이념에 따라 
대규모 민간인 희생사건이 있었습니다.

한반도의 총성이 그친지 74주년이 되는 올해
임자도의 '핏빛 역사'를 해소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희생자 유해발굴이 시작됐습니다.

신광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금은 다리로 연결된 신안군 임자도,

주민들이 삽과 호미로 6개의 섬을 간척해 
풍요로운 터전을 일궜습니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공동체를 일궜지만, 
전쟁과 이념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1950년 10월 어느날, 
좌익 주민들이 고 문준경 전도사 등 
기독교인과 경찰 등을 해치는 
살육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국군의 수복과정에서 좌익세력으로 
오인받아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시신을 찾지 못한 사례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 이성균 목사 / 신안임자유족회 고문
"(농지작업을 하면서) 대퇴부 유골 1점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이제 그전에 너무 많은 유골이 나오니까 
깊이 파고 또 묻었다고 하는 말씀도 들었어요."

74년 전 암매장 되거나 버려진 유해를 찾는 
발굴조사가 본격 시작됐습니다.

개토제를 시작으로 다음달 말까지 
모두 462명의 희생자들의 흔적을 찾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 노래영 / 신안임자도 유족회장
"(과거사위원회에서)유해발굴 사업비를 
지원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하여튼 단 한구라도 
가족을 찾아갔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발굴 장소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사전 조사로 결정된 임자면 대기리 일원.

유해발굴 기간은 다음달 말까지로 
예정돼있지만, 간척 등으로 지형변화가 
심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연구원 단장
"(시굴조사에서) 볏조각이 나오는 부분이 있고, 
구덩이 흔적이 있다 하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장을 해서 조사해서 매장여부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공권력이 아닌 좌우 이념에 따라 
살육이 벌어진 대표적 사건 현장인 임자도.

신안군은 발굴조사 이후 유해를 안치하고, 
유족과 협의해 '특별법 제정' 등 
상처를 치유할 방법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 김대인 신안군 부군수
"우리 과거를 딛고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족회하고 협의를 해서 
후속 어떤 절차들도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서남해 섬 가운데 손꼽히는 비경을 자랑하는 임자도.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작업이 
'핏빛 역사'를 씻어내고, 
화해와 평화를 여는 시작점이 되기를 
유족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신광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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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하
신광하 khshin@mokpombc.co.kr

전남도교육청, 해남군, 진도군, 완도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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